내년 부동산 시장은 왜 ‘잔혹한 구조’로 고정되고 있는가
내년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다양해 보이지만, 그 흐름은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한다.
거래는 막히고, 공급은 멈추고, 정책은 세수를 향한다.
이 세 가지가 상호 증폭되며 시장은 더 냉정한 국면으로 깊숙이 들어가고 있다.
본격적인 경직의 출발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세수 구조의 기조 변화다.
1. 토지거래허가구역: 장기적 매물 잠김의 시작
서울과 경기 핵심지를 묶어 놓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시장 경직의 토대다.
임차인을 비워야만 매매가 가능한 규정
→ 실거래 자체가 구조적으로 봉쇄
매도인은 시간만 기다리고
매수인은 원하는 주택에 접근조차 못한다
이 구역은 2026년 말까지 유지된다
이는 단기 경색이 아니라 정책적 의도로 설계된 장기 매물 잠김 구조다.
한국의 주택시장이 가진 ‘유통물량 부족’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2. 공급 절벽은 이미 만들어졌고, 앞으로 2년 후 폭발한다
2022년 이후의 공사비 폭증, 금융비용 상승은 착공을 급감시켰다.
건설업은 금리와 단가가 모든 의사결정의 근간이다.
금리는 떨어지지 않고
자재비·노무비는 후퇴하지 않으며
PF 조달 비용은 여전히 높은 상태
따라서 착공은 줄고, 그 결과는 입주 물량 2026년 이후 급감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주택시장의 공급 사이클은 3년 이상 후행한다.
이미 20232024년 착공 감소는 **20262027년 입주 공백이라는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이 공백은 되돌릴 수 없다.
3. 공공분양 확대? 실질적 공급 축소의 확인서
정부가 공공분양 확대를 이야기하지만, 실체는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서울 공급: 1500세대 미만
그것도 수요 밀집 지역이 아님
민간 착공 감소를 만회하기에는 턱없이 작음
정부의 발표는 '확대'라는 수사와 달리
서울 신축 공급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사실을 정교하게 드러낸다.
4. 재정 확대가 부동산 비용구조를 더 자극한다
내년도 예산 증가율은 8.1%.
확대 재정은 다시 물가를 자극하고, 물가는 임금을 끌어올리며, 임금은 건설비를 다시 밀어 올린다.
이 연쇄는 네 방향으로 이어진다.
물가 상승 → 건설 비용 상승
건설 비용 상승 → 사업성 악화
사업성 악화 → 착공 중단
착공 중단 → 공급 절벽 심화
그 결과 기준금리 인하도 더디게 이루어진다.
한국 경제 전반의 비용 구조가 고착되며, 부동산 공급은 더 장기적으로 위축된다.
5. 세수 유지라는 명제가 시장을 굳힌다
정비사업은 멸실 이후 최소 5년 이상 보유세·종부세가 사라진다.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 공백이 생긴다.
이 공백을 회피하기 위해 정비사업 속도는 곳곳에서 늦춰지고 있다.
다주택자의 매도를 어렵게 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역시 동전의 다른 면이다.
다주택자는 종부세의 핵심 원천
→ 매물을 시장에 내놓기 어렵게 만들어 세수를 지탱
→ 무주택자는 진입이 더 어려워짐
단기 조치가 아니라 국가 재정 유지 구조가 시장 규제로 연결된 형태다.
이 구조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6. 결국 시장은 ‘좁은 상승’, ‘잔혹한 선택지’, ‘기회 축소’로 귀결된다
이 모든 흐름은 한 지점을 향하고 있다.
사려는 사람은 규제 때문에 못 사고
팔려는 사람은 명도 때문에 못 팔고
지으려는 사업자는 사업성이 없어 못 짓고
공급은 멈추고
거래는 증발하고
가격은 소수의 거래가 기준을 만든다
시장은 유연성을 완전히 잃고, 상승세는 더욱 강하게 반응한다.
유통물량이 줄어든 시장에서 가격은 생각보다 훨씬 적은 거래로 움직인다.
그 결과, 기회는 더 좁아지고,
특히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2025년은 가장 잔혹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7. 이미 구조는 만들어졌고, 방향은 정해졌다
정책 방향은 바뀔 수 없다.
공급 사이클은 되돌릴 수 없다.
착공 감소의 후폭풍은 2026년에 현실화된다.
세수 의존 구조는 단기 완화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내년 부동산 시장은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귀결이다.
회복이나 반등이 아니라 구조적 왜곡의 강화라는 형태로 시장을 누른다.
결론
내년 부동산 시장은 여느 해보다 잔혹할 것이다
특히,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그 잔혹함은 경기 때문이 아니라 정책·세수·공급·금리의 구조적 합(合) 때문이다.
시장 참여자가 무엇을 하든,
이미 고정된 판 위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