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칼럼] 베네수엘라 리스크가 만드는 기회

미국 정유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by sonobol




금융시장은 유가의 방향성에 과도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정유업의 본질은 유가 예측이 아니라 원유와 석유제품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진 구조에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최근 다시 부각되는 베네수엘라 정치 리스크는 불확실성이 아니라, 정유업의 수익 구조를 드러내는 하나의 변수에 가깝다.


베네수엘라는 하루 약 80만에서 9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며, 그 대부분이 중질유에 해당한다. 미국의 제재가 강화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중질유 공급은 감소하게 된다. 이때 나타나는 현상은 단순하다. 중질유와 경질유 간 가격 차이가 확대되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정제 설비를 보유한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된다. 유가 자체가 오르지 않더라도 정유사의 마진은 구조적으로 좋아질 수 있다.


정유사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은 크랙 스프레드와 정제 복잡도다. 미국 대형 정유사들의 정제 복잡도 지수는 평균 10에서 14 수준으로, 중질유를 투입해 디젤과 항공유 같은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베네수엘라 리스크는 바로 이 설비 경쟁력을 실적과 현금흐름으로 전환시키는 환경을 만든다.


이 구조에서 가장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는 발레로 에너지를 들 수 있다. 발레로는 하루 약 310만 배럴의 정제 능력을 보유한 미국 최대급 정유사로, 중질유 처리 비중이 높다. 현재 발레로의 주가는 주가수익비율 8에서 9배 수준이며, 잉여현금흐름 수익률은 10퍼센트를 상회한다. 이는 성장 기대를 반영한 주가가 아니라,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반영한 가격이다.


마라톤 페트롤리엄 역시 중요한 선택지다. 하루 약 300만 배럴의 정제 능력을 갖춘 미국 최대 정유사로, 최근 몇 년간 자기 자본이익률과 투자자본수익률이 20퍼센트 이상을 기록했다. 정유와 미드스트림을 결합한 사업 구조는 마진 변동성을 흡수하면서도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해 현금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데 유리하다.


보다 보수적인 투자자에게는 필립스 66이 적합하다. 정유뿐 아니라 화학과 미드스트림을 포함한 복합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배당수익률은 약 4퍼센트 수준이다. 실적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방어력이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중요한 점은 베네수엘라 사태가 일회성 뉴스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치 리스크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고, 중질유 공급의 불확실성은 구조적으로 남아 있다. 반면 미국 정유사들은 이미 대규모 설비 투자를 마친 상태에서, 마진 개선을 곧바로 현금흐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워런 버핏의 시각에서 보면 이는 예측의 문제가 아니다. 유가를 맞히려는 시도는 투기에 가깝지만, 구조적으로 유리한 사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소유하는 것은 투자다. 정유주는 빠른 성장 스토리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현재의 밸류에이션과 현금흐름, 그리고 주주환원 정책을 종합하면 결론은 분명하다. 베네수엘라 리스크는 불확실성이 아니라, 미국 정유주에 적용돼 있던 할인 요인이 서서히 해소되는 과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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