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은행 송금보다 안전하다고 볼 수 있나?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은행 송금보다 안전한 지에 대한 답변은 '안전'을 거래의 투명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보느냐, 아니면 자산 가치의 보존과 법적 보호 측면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두 관점을 비교 분석합니다.
기존 은행 송금(SWIFT 망 등)은 여러 중개 은행을 거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중간 단계에서 자금의 흐름이 불투명해질 수 있는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기술적 안전성을 가집니다.
중개자 없는 직접 거래 (P2P):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서버를 거치지 않고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사용자 간(P2P) 직접 전송이 이루어집니다. 이는 마치 이메일이나 사진을 전송하는 것처럼 단순하며, 복잡한 중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지연을 제거합니다.
위변조 불가능한 기록: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거래 내역이 분산 원장에 기록되어 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특정 중앙 서버가 아닌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가 거래의 진위를 검증하므로, 시스템적인 투명성은 은행보다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산을 맡겨두었을 때 '돈을 떼이지 않을 안전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제도권 은행이 우위에 있으나, 스테이블코인도 규제 도입을 통해 빠르게 추격하고 있습니다.
예금자 보호 제도의 유무: 기존 은행 예금은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국가가 일정 금액(예: 한국 5천만 원 → 1억 원 상향 예정)을 보장해 줍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사가 파산하거나 신뢰를 잃을 경우 보호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디페깅(De-pegging) 리스크: 스테이블코인은 1 코인이 1달러(또는 특정 자산)와 동일한 가치를 유지해야 하지만, 시장 충격 시 이 연동이 깨지는 '디페깅' 위험이 있습니다. 과거 알고리즘 기반인 '테라·루나' 사태가 대표적인 실패 사례입니다.
아이러니한 리스크 (SVB 사태): 흥미로운 점은 스테이블코인의 안전성이 기존 은행의 건전성에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당시, 그곳에 준비금을 예치했던 USDC(서클 사 발행)가 일시적으로 디페깅(0.9달러까지 하락)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의 위기가 아니라, 준비금을 보관한 기존 은행 시스템의 위기가 전이된 사례였습니다.
현재 주류를 이루는 스테이블코인은 '알고리즘형'이 아닌 현금이나 국채를 담보로 하는 '법정화폐 담보형'으로 재편되면서 안전성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100% 준비금 보유: 테더(USDT)나 서클(USDC) 같은 주요 발행 사들은 발행량만큼의 달러나 미국 국채를 준비금으로 보유하여, 사용자가 원할 때 언제든 현금으로 바꿔줄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서클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고 정기적인 회계 감사를 받고 있습니다.
법적 규제 도입: 유럽연합(EU)의 미카(MiCA) 법안이나 미국의 지니어스법(GENIUS Act) 등은 발행사가 100% 이상의 준비자산을 의무적으로 보유하고 투명하게 공시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 금융 수준의 안전성을 갖추도록 강제하는 장치입니다.
"기술적 송금 과정"은 블록체인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더 빠르고 투명하여 사고 위험이 적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안전성은 여전히 예금자 보호 제도가 있는 은행이 높습니다.
다만, 주요국들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게 은행 수준의 건전성(준비금 100% 보유 등)을 요구하는 법안을 시행함에 따라,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의 안전성은 기존 은행 시스템에 근접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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