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로 가는 길이 막힌 흙수저들의 현실
2025년, 우리 사회는 여전히 '성공'의 기준을 소득으로 재는 경향이 강하다. 연봉이 높으면 안정된 삶을 보장받을 거라 믿지만, 현실은 다르다. 소득은 높아도 자산이 쌓이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고소득 흙수저'라는 말처럼, 열심히 일해 번 돈이 부의 기반이 되지 못하는 현상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유명 경제 콘텐츠에서 이 주제가 다뤄지며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프랑스나 미국, 영국처럼 선진국에서도 비슷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한국 역시 소득 불평등은 줄어들지만 자산 불평등은 확대되는 추세다. 이 칼럼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뿌리를 파헤치고, 실제 사례를 통해 왜 고소득자들이 부자가 되기 어려운지, 그리고 그 출구는 어디에 있는지 탐구해 보자. 단순한 불평이 아닌, 구조적 문제와 개인적 대응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겠다.
소득과 자산의 불균형: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
먼저 기본적인 사실부터 짚어보자. 한국의 소득 분배는 최근 몇 년간 개선되고 있다. 정부의 복지 정책과 세제 개편 덕분에 세후 소득 격차가 줄어들었다. 예를 들어, 근로소득 상위 10%와 하위 10%의 격차가 2020년대 초반 10배 이상이었던 것이 지금은 8배 정도로 좁혀졌다. 이는 긍정적 신호다. 하지만 자산 측면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산 불평등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상위 20% 가구가 전체 순자산의 46%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2017년 42.8%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전체 가구 평균 순자산은 5억 원을 넘지만, 중윗값(중간 가구)은 2억 원대에 불과하다. 이는 상위 계층의 부동산과 주식 자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탓이다.
특히 30~40대 고소득층에서 이 격차가 두드러진다. 30대 평균 순자산은 약 2억 8천만 원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이 부동산 관련이다. 하지만 고소득 흙수저 들은 소득이 높아도 초기 자본이 없어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 원을 넘는 상황에서, 연봉 1억 원대 전문직조차 대출 규제와 높은 이자로 인해 '집 한 채'가 꿈처럼 느껴진다. 물가 상승률이 연 3~4%를 오가고, 교육비·의료비 등 생활비가 치솟는 가운데, 소득의 대부분이 소비로 빠져나간다. 결과적으로 자산 축적이 늦어지며, 상위 1% 순자산(약 33억 원) 문턱은 점점 높아만 간다.
이 불균형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첫째,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 한국 경제에서 부동산이 자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데, 가격 상승이 소득 증가를 앞지른다. 둘째, 세금과 복지 시스템의 역설. 고소득자는 높은 소득세(최대 45%)를 부담하지만, 주택청약이나 복지 혜택에서 소외된다. 셋째, 인플레이션과 저성장. 물가가 오르는데 소득 증가율이 둔화되면, 저축 여력이 줄어든다. 결국 소득은 '현재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쓰이고, 자산은 '미래의 부'를 쌓는 데 실패한다.
자체 사례 1: 약사의 꿈과 현실의 괴리
이런 구조 속에서 고소득 흙수저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먼저 약사 A 씨의 경우를 보자. A 씨는 30대 중반, 서울 근교 약국에서 근무하며 연봉 8천만 원을 받는다. 약대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주식과 적금에 넣으며 열심히 저축했다. 하지만 약국 개원을 꿈꾸는 A 씨에게 현실은 가혹하다. 개원 비용이 5억 원을 넘고, 좋은 자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ROI(투자수익률)가 점점 떨어지는 데다, 부동산 임대료 상승으로 초기 자본이 부족하다. 주변 친구들은 "전문직이니 부러워"라고 하지만, A 씨는 매달 나가는 세금과 생활비로 저축이 1천만 원도 채 안 된다. "수능 상위 1%처럼 노력했는데, 자산 상위 1%는 왜 이리 먼가"라는 자조가 나온다. A 씨는 비트코인과 테슬라 주식에 투자해 보완하려 하지만, 시장 변동성 때문에 불안하다. 결국 경제적 자유를 향한 출구가 좁아진 느낌이다.
자체 사례 2: IT 엔지니어의 고군분투
다음은 IT 엔지니어 B 씨의 이야기. 40대 초반, 대기업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연봉 1억 2천만 원을 버는 B 씨는 흙수저 출신이다. 대학 시절 장학금으로 버티며 코딩을 익혔고, 입사 후 야근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 생활비가 문제다. 아내와 아이 둘을 둔 B 씨 가구는 월 주거비 300만 원, 교육비 200만 원으로 소득의 절반이 날아간다. "맞벌이인데도 자산이 쌓이지 않아요. 친구들은 부모 도움으로 집 샀는데, 우리는 대출 이자만 갚아요." B 씨는 주식 투자로 돌파구를 찾았지만, 2022년 시장 하락으로 손실을 봤다. 이제는 해외 주식과 ETF로 분산 투자 중이지만, 자산 격차가 벌어지는 걸 보며 좌절한다. "부자가 되려면 소득 말고 운이나 상속이 필요하나 봐요."
자체 사례 3: 변호사의 세금과 자산 딜레마
변호사 C 씨는 30대 후반, 로펌에서 일하며 연봉 1억 5천만 원을 받는다. 법대 수석 졸업생으로, 흙수저로서의 자부심이 크다. 하지만 높은 소득세(40% 가까이)로 실수령액이 줄고, 로펌 생활비(회식, 네트워킹)가 만만치 않다. "자산을 모으려 부동산을 봤는데, 규제 때문에 청약조차 안 돼요. 부모 세대처럼 집값 상승 혜택도 못 누려요." C 씨는 해외 펀드와 채권에 투자하지만, 물가 상승으로 실질 수익이 미미하다. 주변 고소득 친구들도 비슷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배부른 소리라지만, 진짜 서러워요. 노력해도 출구가 안 보이네요."
이 사례들은 공통점이 있다. 소득은 높지만 초기 자본 부족과 구조적 장벽으로 자산 축적이 어렵다. 주변 반응은 "전문직이니 걱정 없어"지만, 실제로는 불만이 쌓인다. 이는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현상이다.
주요 시사점: 불평등 확대와 사회적 불안
이 현상이 지속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먼저, 중산층의 붕괴. 고소득 흙수저들이 좌절하면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 성장 동력이 약해진다. 둘째, 정치적 불만. 프랑스처럼 '니콜라' 같은 용어가 생기며, 세금과 복지 불공정 논란이 커진다. 셋째, 세대 간 갈등. 부모 세대의 자산 상속이 없으면, 2030 세대가 더 고립된다. 2025년 기준, 청년층 금융자산 격차가 심화되며, 고소득 청년조차 투자에서 소외된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출구 전략으로 첫째, 투자 다각화. 주식·코인·ETF로 소득을 자산으로 전환하라. B 씨처럼 분산이 핵심. 둘째, 부채 활용. 양질의 부채(저금리 대출)로 자산을 레버리지하라. 셋째, 습관 쌓기. 매달 10~20% 저축부터 시작해 복리 효과를 노려라. 넷째, 네트워킹.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경험 공유로 새로운 기회를 찾으라.
결론: 노력의 방향을 재설정하라
고소득 흙수저는 '배부른 소리'가 아니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이다. 하지만 좌절만 할 게 아니다. A 씨처럼 "발바닥에 땀나게" 노력하면, 목표의 70~80%라도 달성할 수 있다. 경제적 자유의 문은 좁아졌지만, 아직 열려 있다. 소득을 자산으로 바꾸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당신의 이야기는 어떠한가? 이 칼럼이 작은 출구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