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전통시장,골목상권 생존 조건' 서른 세번째 글
같은 시장 안에서도 가게마다 매출 차이가 크게 나는 걸 보면 늘 흥미롭다.
같은 골목, 같은 손님, 같은 시간에 장사하는데 어떤 가게는 늘 북적이고, 어떤 가게는 하루 종일 손님을 기다린다.
많은 상인들이 “운이 좋아서 그래”, “자리 탓이지 뭐”라고 말하지만, 현장에서 지켜본 내 눈에는 다른 이유가 보였다.
잘되는 가게는 들어서는 순간 느낌이 달랐다.
상품이 보기 좋게 진열돼 있고, 가격표가 또렷했다.
“뭘 팔고 있는지, 얼마나 하는지”가 한눈에 들어오니 손님은 편안하게 발걸음을 멈췄다.
반면 장사가 잘 안 되는 가게는 상품이 어수선하게 쌓여 있고, 가격은 물어봐야만 알 수 있었다.
손님은 그 순간 마음의 벽을 느끼고 그냥 지나쳤다.
매출이 잘 나오는 가게는 손님과의 대화가 ‘물건 중심’이 아니라 ‘고객 중심’이었다.
“이거 얼마예요?”라는 질문에 단순히 가격만 말하는 게 아니라, “오늘은 국 끓이면 맛있을 거예요”라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 짧은 대화 속에서 고객은 신뢰와 친절을 느꼈다.
반면 장사가 힘든 가게는 “그냥 사든지 말든지”라는 태도가 은근히 묻어났다.
고객은 그 무심함을 놓치지 않는다.
같은 시장인데도, 어떤 가게는 현금만 고집했고, 다른 가게는 카드·간편결제·QR코드까지 준비돼 있었다.
젊은 손님들은 당연히 결제 편의성이 좋은 가게로 몰렸다.
작은 차이 같지만, 반복되면 매출의 격차로 이어졌다.
어느 과일가게는 늘 작은 시식 코너를 준비해두었다.
지나가던 손님들이 한입 맛보며 발걸음을 멈췄고, 그중 많은 이들이 결국 장바구니를 채웠다.
반면 옆 가게는 같은 과일을 팔면서도 그런 장치가 없어 손님이 스쳐 지나가기 일쑤였다.
같은 시장, 같은 상품이라도 ‘고객이 경험하는 방식’이 달라지면 매출도 달라졌다.
나는 현장에서 이런 차이를 보며 늘 강조한다.
“시장은 똑같은 조건 안에서도 준비한 만큼 달라집니다.”
운이나 입지의 차이가 아니라, 작은 디테일의 차이가 매출을 가른다.
가격표 하나, 진열 방식 하나, 대화 한마디, 결제 편의성, 시식의 유무….
이 작은 것들이 모여 손님에게는 ‘다시 찾고 싶은 가게’라는 기억을 남긴다.
같은 시장, 다른 매출의 이유는 분명하다.
손님의 눈으로 자기 가게를 바라본 상인과, 그렇지 않은 상인의 차이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