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전통시장,골목상권 생존 조건' 서른 네번째 글
시장은 오래된 곳일수록 이미 자리가 다 찼고, 경쟁이 치열하다고들 한다.
채소는 채소끼리, 생선은 생선끼리, 떡집은 떡집끼리 줄줄이 붙어 있으니 손님을 나눠 가지는 구조가 된다.
그래서 많은 상인들이 “시장은 포화 상태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오랫동안 시장을 걸으며 깨달은 게 있다. 어느 시장에나 여전히 ‘블루오션 구역’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어느 시장에서는 입구 쪽 점포들이 북적이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썰렁했다.
대부분의 상인들이 그 구역을 외면했다.
“거긴 손님이 안 가요”라는 말이 흔했다.
그런데 한 청년 상인은 오히려 그 구역에 작은 카페를 열었다.
장보던 손님들이 잠시 쉬어갈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었다.
결과는 의외였다.
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발길이 자연스레 안쪽까지 이어졌고, 그 구역은 점점 활기를 띠었다.
버려진 공간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시장에 흔한 상품을 그대로 내놓으면 치열한 가격 경쟁에 빠진다.
하지만 틈새를 공략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반찬가게가 줄지어 있는 곳에서 한 점포가 ‘1인용 소포장 반찬’을 내놓았다.
혼자 사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작은 변화였는데, 그 가게만은 늘 바쁘게 돌아갔다.
같은 구역에서도 ‘빈틈’을 본 상인이 블루오션을 만든 것이다.
블루오션 구역은 반드시 입구나 대로변이 아니다.
오히려 구석진 자리에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때 더 오래 기억된다.
한 시장의 작은 공방은 외진 곳에 있었지만, 직접 비누를 만들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젊은 손님들의 발길을 끌어냈다.
입지는 불리했지만, 차별화된 경험이 그 불리함을 기회로 바꾸었다.
시장을 걷다 보면 늘 상인들에게 묻는다.
“여기서 사람들이 외면하는 구석은 어디입니까?”
그곳이 바로 블루오션의 시작점일 때가 많다.
블루오션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외면한 자리, 상인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틈새, 고객의 새로운 욕구가 숨어 있는 곳이 곧 블루오션이다. 시장 안에도 여전히 기회는 있다.
나는 오늘도 시장을 걸으며 생각한다.
겉으로는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같아 보여도, 눈을 조금만 달리하면 여전히 파랗게 빛나는 구역이 숨어 있다는 것을.
그 구역을 발견하고 활용하는 상인이 결국 시장의 판도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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