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전통시장,골목상권 생존 조건' 서른 다섯번째ㅇ글
시장을 다니다 보면 상인들의 관심은 늘 자기 점포 안에만 머물러 있었다.
진열은 어떻게 할까?
간판은 바꿔야 하나, 가격은 얼마에 붙여야 하나…. 물론 중요한 일들이다.
하지만 정작 손님이 시장을 찾는 이유는 ‘하나의 점포’ 때문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주는 공간의 경험 때문이다.
한 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가게마다 자기만의 색깔로 꾸몄지만, 시장 골목은 여전히 어두컴컴하고 복잡했다.
손님 입장에서는 개별 점포의 노력보다 시장 전체의 분위기가 먼저 다가왔다.
결국 “그 시장은 답답하다”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점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공간 전체가 고객 경험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한 번은 젊은 청년 상인들이 모여 시장 안에 작은 쉼터를 만들었다.
나무 벤치와 화분 몇 개, 그리고 무료 와이파이. 별거 아닌 것 같았지만, 시장을 찾은 손님들은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잠시 앉아 음식을 나누며 즐거워했다.
그 작은 공간 덕분에 사람들의 체류시간이 길어졌고, 자연스럽게 시장 매출도 늘어났다.
상품이 아니라 공간 경험이 시장을 다시 보게 만든 순간이었다.
요즘 성공하는 시장을 보면 공통적으로 ‘공간 기획’이 돋보였다.
오래된 시장을 리모델링해 밝고 깔끔한 동선을 만들거나, 골목 벽면에 지역 이야기를 담은 벽화를 그려 넣는 등 공간을 브랜드화했다.
손님은 상품보다 먼저 공간을 경험하고, 그 기억으로 시장을 떠올린다.
결국 시장의 브랜딩은 점포가 아니라 공간 전체를 어떻게 기획했는가에서 시작된다.
나는 상인들에게 늘 이렇게 말한다.
“내 가게만 생각하지 말고, 시장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 보세요.”
시장 골목은 단순히 점포가 나열된 곳이 아니다.
손님이 걷고, 머물고, 즐기는 ‘공간’이다.
점포가 아닌 공간을 기획할 때, 시장은 단순한 장터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와 경험의 장소로 변한다.
시장은 상품으로만 경쟁할 수 없다.
이제는 공간이 곧 경쟁력이다.
점포가 아닌 시장 전체를 기획할 줄 아는 눈, 그 눈이 시장의 내일을 바꾼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