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관계형 콘텐츠가 재방문을 부른다

『머무는 힘! 생활인구와 로컬관광 전략_2』 마흔 세번째 이야기

by 멘토K

“그곳에 가면 사람이 좋아서 다시 오고 싶다.”

요즘 지역 관광 현장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관광의 핵심이 ‘볼거리’에서 ‘관계’로 이동하고 있다.
다시 찾게 만드는 힘은 멋진 풍경이 아니라 사람과의 연결감이다.


전남 순천만국가정원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순천시는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정원을 단순한 관람형 공간에서 ‘참여형 공간’으로 바꾸었다.
시민 자원봉사자(가드너)와 방문객이 함께 꽃을 심고 가꾸는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했다.

경북 안동 하회마을은 ‘보는 관광’에서 ‘참여하는 관광’으로의 전환을 통해 재방문율을 높였다.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단순 관람객 중심의 구조가 한계를 드러내자
안동시는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에 체험·교류형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공연 종료 후 배우와 관객이 함께 탈춤 동작을 배우거나, 마을 주민이 직접 탈 제작을 지도하는 형태다.
문화재청과 안동시가 공동 발간한 「전통공연예술 관광활성화 보고서(2022)」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 이후 방문객 중 28%가 “다음 방문 시 재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는 단순 관람형 축제보다 1.7배 높은 재방문 의향률이었다.


해외에서는 일본 나가노현의 Shinshu Farmstay Program이 좋은 예로 꼽힌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관광청(JNTO)과 나가노현이 공동으로 운영하며,
농가에서 숙박·농사체험·지역 식사·교류를 함께 제공한다.
일본관광청의 2021년 「Rural Tourism Report」에 따르면,
참가자 중 약 46%가 “같은 농가 혹은 마을을 재방문했다”고 답했다.
특히 재방문 이유로 ‘농가 가족과의 관계 유지’를 꼽은 비율이 70%를 넘었다.
관광청은 이 사례를 “지속 가능한 관계 기반 관광(successful relationship-based rural tourism model)”로 평가했다.


‘사람과의 연결’을 중심에 둔 콘텐츠가 재방문을 만든다.

지역의 체험 콘텐츠가 잠깐의 흥미로 끝나지 않으려면, ‘경험 이후 관계’를 설계해야 한다.
즉, 한 번의 방문이 인연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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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역은 어떻게 관계형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첫째, 관계의 접점을 설계해야 한다.
단순한 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사람 간의 교류가 일어나는 장면을 기획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체험이 끝난 뒤 다 함께 간단한 식사를 하거나, 체험자가 직접 후속 소식을 받을 수 있도록 엽서나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방법이다.


둘째, 기억을 이어주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제주의 한 체험농가는 체험 종료 후 참가자에게 감귤잼을 직접 담가 보내준다.

단가로 보면 손해일 수도 있지만, 그 한 병의 잼이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을 만든다.


셋째, 지속 가능한 관계 운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여행이 끝나고 나서도 관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SNS 커뮤니티나 이메일 뉴스레터 등으로 ‘연결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단순 광고가 아니라, “올해 감귤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진심 어린 소식을 전하면 된다.


이런 작은 시도가 모여 지역 브랜드의 ‘인간적인 얼굴’을 만든다.

사람들은 그 얼굴을 보고 다시 돌아온다.

결국 재방문을 부르는 힘은 시설도, 프로그램도 아니다.


그곳에서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의 온기, 그게 가장 큰 경쟁력이다.



멘토K의 시선으로 보면, 관계형 콘텐츠는 ‘사람을 남기는 콘텐츠’다.


관광이란 결국 만남의 연속이고, 그 만남이 쌓여 신뢰가 된다.

한 번의 방문이 추억으로, 그 추억이 다시 ‘머무름’으로 이어지는 것 —

그것이 바로 진짜 로컬관광의 지속 가능성이다


- 멘토 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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