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롭게

by ImEdu

# 매일, 새롭게

아침이 오면 우리는 다시 시작한다. 어제와 같은 침대에서 일어나 어제와 같은 세면대 앞에 서지만, 오늘은 어제가 아니어야 한다는 강박이 목을 조른다. 새로운 하루, 새로운 나, 새로운 가능성. SNS는 그렇게 속삭인다. 하지만 거울 속 얼굴은 여전히 어제의 피곤함을 담고 있다.


현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이상한 이중성 속에 갇히는 일이다. 우리는 매일을 '버텨야' 하면서 동시에 '성장해야' 한다. 버틴다는 것은 생존의 언어다. 출근길 지하철, 끝나지 않는 업무, 관계의 피로, 경제적 불안. 이 모든 것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하루는 충분히 무겁다.


그런데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오늘은 뭘 배웠어? 자기계발은 하고 있어? 어제의 너보다 나아졌어?" 버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성장해야 한다. 책을 읽어야 하고, 강의를 들어야 하고,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멈추는 순간 뒤처진다는 공포가 발뒤꿈치를 물어뜯는다.


이 괴리감은 때로 우리를 찢어놓는다. 퇴근 후 소파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순간, 나는 쉬고 있는 것인가, 낭비하고 있는 것인가? 드라마를 보는 시간은 회복인가, 나태인가? 이 질문들은 휴식마저 불안으로 물들인다.


그러나 어쩌면 이 괴리감 자체가 우리 시대의 진실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매일 업그레이드되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우리는 어떤 날은 무너지고, 어떤 날은 일어서고, 어떤 날은 그저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존재들이다.


성장은 직선이 아니다. 그것은 나선이고, 파도이며, 때로는 정체된 것처럼 보이는 고요다. 버티는 것도 성장이다. 오늘을 견뎌내는 것, 무너지지 않는 것, 다시 일어서는 것. 이 모든 것이 우리를 만들어간다.


그러니 오늘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해도, 책 한 페이지 넘기지 못했다 해도, 그저 하루를 살아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우리는 매일 새롭게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어제의 연장선에서, 어제의 피곤함을 안고, 그렇게 천천히 나아가도 괜찮다.


버티는 것과 성장하는 것 사이 어딘가에서, 우리는 그저 살아간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용감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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