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요가를 마치고 오는 길이다
요가를 한 지 팔개월이 되는 시점이지만
나는 요가수업의 빌런이다.
구부리고 피는 것을 반대로 하는 것은
기본이요, 이 동작을 왜 하는지 이해자체가 탑재되지
않아 나 혼자 괴상한 몸짓을 창조한다.
수학적사고가 자리잡히지 않아
무심코 실수하는 순간이 많다.
이때 이렇게 했으면 상대방의 움직임을
덜하게 했을텐데...상황에 맞지 않는 질문들로
상대를 곤혹하게 하는 시간은 덤이다.
영화 이상한나라 수학자에서는
수학은 공들여 천천히 꼼꼼히 생각하는 학문이라
말한다. 공식 하나를 만들기 위해 평생을
지루하고 번거로운 계산과 싸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숨어있다. 천재성을 발현하는 것도 수학이겠지만,
지루함과 고단함 이것을 왜 해야하는지 모르는 순간에
같은 계산을 반복하는 어리석음을 선택하는 것또한
수학이다.
중학교 시절 국어시간에 배웠던 어리석은 사람의 우직함이 세상을 바꾼다는 문구가 생각난다.
수학적사고를 하지 못해 효율적이지 못한 인간이기도 하지만, 문제를 포기하지 않고 내일 다시 풀어보겠다는 용기만 잃지 않는다면..나도 수학적사고와 가까워지지 않을까.
몸은 무겁고 마음은 땅바닥으로 숨어버리고 싶은 시간
쓸데없는 생각의 가루들이 온몸을 흔들다 해본 결론은
고로 요가 회원권을 연장해야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이자 결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