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업고 튀어, 뒷북중
아무나 될 수 없는 임솔스러움
특별한 말을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주변을 환하게 만드는 친구들이 있다.
남들처럼 짜증도 부리고 할말도 다하는데, 이상하게 밉지 않은 사랑스러움. 부러운 능력 중에 하나다.
평범함을 감추지 않고 주목받으려 애쓰지 않아도 시선이 가는 사람. 타고난 사랑스러움을 가진 이들을 살펴보면 작은 것들에도 크게 감동하는 이들이 많다.
성대모사를 기가막히게 잘한다. 타고난 관찰력과 섬세함이 있지만, 예민함을 내세우기보다 주변에 흡수되고 서서히 자신의 존재감을 물들인다.
<선재업고 튀어>의 솔이는 그런 사랑스러움을 가진 캐릭터같다. 수영선수 출신의 반짝반짝 빛나는 선재에 감동하는 솔이, 솔이가 선재에게 반응하는 것만으로 참 자연스럽게 사랑스러움을 완성한다.
착한 척 하지도 않고, 별로 똑똑하지도 않은 솔이.
택배 아저씨로 착각한 선재에게 고맙다고 사탕을 건네주고 비맞지 말라고 노란 우산을 씌워주는 잔잔한 장면 하나만으로 첫사랑의 서사를 그리는 연출의 힘에는 김혜윤 배우의 놀라운 흡입력있는 연기 덕분이다. 아, 장면을 씹어먹는다는 것 배우의 아우라가 저런 것이구나를 생각하게 한다.
다소 얌전한 선재 캐릭터는 끊임없이 반응하고 사랑을 말하는 솔이 덕분에 탄력을 얻고 그만의 순수함과 건강함을 어필한다. 2009년은 저런 잘생김이지, 시대가 담긴 아름다운 선재, 참 좋다.
싸이월드, 베이징 올림픽, 엠피쓰리, 2g핸드폰, 캔모아, 반윤희 패션 같은 시대의 아이콘들을 정성스럽게 배치한 세심함도 드라마의 결을 살린다.
솔이는 인생의 어두운 시간에서도 빛을 향했다.
좋은 사람에겐 늘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그늘마저 아름답지만, 그림자 없이도 바람을 일으키는
힘이 있는 이들에겐 예외적 특권으로 예쁜 것만 가득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