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내과에서 피검사, 소변검사, 심전도 검사를 받았다. 혈압약을 복용한 지 10일이 넘었는데, 그동안 두통과 뒷목의 뻣뻣함이 혈압 때문이었다는 걸 실감했다. 약을 먹고 나니 이삼일 정도 적응 기간이 필요했지만, 아침마다 혈압약을 먹는 것이 내 몸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혈압약을 복용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몸이 안정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큰 차이를 못 느꼈지만, 어느 순간 두통이 줄어들고 뒷목이 덜 뻣뻣해졌다. 혈압이 조절되면서 신체가 점점 적응하는 듯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약을 먹는 습관을 들였다. 내 몸이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었다. 다리가 붓는 부종이 나타났다. 특히, 발바닥이 부서지는 것처럼 아픈 증상이 생겼다. 오늘 내과에서 의사 선생님께 이 증상을 이야기했더니, 약을 바꿔보자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발바닥 통증이 혈압약 때문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 있는 시간이 늘었고, 말을 많이 한 날에는 특히 더 아팠다. 단순히 갑자기 늘어난 활동량 때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약을 먹으며 작용과 부작용을 생각하며, 모든 일에는 작용과 부작용이 있다는 생각을 새삼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더 큰가를 따져보는 것이다. 혈압약을 먹으면서 다리가 붓고 발바닥이 아픈 부작용이 있지만, 약을 먹지 않았을 때 혈압이 높아져 두통과 뒷목의 뻣뻣함이 지속되는 문제를 생각해보면 혈압 조절이라는 작용이 훨씬 크다. 그렇다면 약을 먹는 것이 맞다.
사실, 우리의 많은 선택이 그렇다. 운동을 하면 근육통이 생길 수 있지만, 건강해진다는 작용이 더 크다면 해야 한다. 새로운 일을 배우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지만, 성장이라는 작용이 더 크다면 계속해야 한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갈등이 생길 수 있지만, 그 관계가 주는 좋은 영향이 더 크다면 지켜야 한다. 부작용이 아예 없는 선택은 없다. 중요한 것은 작용과 부작용을 비교해보고, 더 큰 가치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를 마치고 약국에 들렀다가, 지난 번 약국에서 받았던 리버타인(간 피로 회복제)을 구입했다. 혈압약을 처음 복용한 날이 떠올랐다. 그때 약국에서 용량이 잘못나갔다며 다시 바꿔주면서 미안하다고 주었던 약이었다. 그런데 먹고 나서 화장실을 다녀오며 깨달았다. 이것이 단순한 통증이 아니라 피로였다는 것. 몸이 아팠던 게 아니라 심한 피로로 인해 신체 기능이 저하되었던 것이었다. 특정한 문제가 있어서 아픈 게 아니라, 전반적인 컨디션이 저하되면서 여기저기 영향을 미친 것이었다. 그래서 마음을 바꿨다. 내과에 정기적으로 가야겠다. 예전에는 정말 아프거나 쓰러질 것 같아야 병원에 갔는데, 이제는 미리 건강을 챙기기로 했다. 약을 처방받기 위한 병원 방문이 아니라, 검진을 받기 위해 가는 것. 내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 신호를 잘 듣고, 작용과 부작용을 고려하면서 선택하는 것. 이런 과정이 관리와 조절의 과정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조절이란, 얼마나 성숙한 단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