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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Jang Dec 29. 2021

어느 미니멀리스트 이야기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미니멀리스트 (Minimalist)란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삶에 가장 소중한 것을 추구하기 위해 물질적인 것들을 줄여나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물건을 줄이게 되면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생기고 삶이 더욱 홀가분해집니다. 그리고 소유물이 줄은 정도 이상의 자유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살려면 삶의 뚜렷한 확신과 소신이 필요합니다. 윤택한 삶을 추구하다 보면 적당한 물건들도 있어야 하기에 이런 결정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타인의 삶이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큰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10년 전 저는 한 친구와 함께 인도 캘커타에 있는 테레사 수녀 (Mother Teresa) 원을 방문하여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테레사 수녀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묵으셨던 방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노벨 평화상 수상으로 큰 영예와 함께 많은 후원금도 들어왔지만 그분의 방은 너무나 심플했습니다. 조그만 싱글 침대 하나, 단출한 책상과 테이블 하나, 그리고 조그만 책장과 서랍이 전부였습니다. 

이렇게 적은 소유물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크나큰 봉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테레사 수녀의 방

그날 저와 제 친구 둘 다 신선한 도전을 받고 심플한 삶을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굳이 무엇을 많이 소유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고 이를 잘 이용하면 다른 더 고귀하고 소중한 일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남도 도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10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제 친구와 저는 서로 다른 나라에서 각각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최소의 소유물만 가진채 단출한 방 한 칸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놀라운 경험은 적게 가졌음에도 이런 의도적인 삶이 오히려 매사에 더욱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연로하신 부모님과도 자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어 제 또래 사람들이 하기 힘든 소중한 인생 경험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문화, 세대, 가치관의 차이를 좁히고 공감대를 넓히는 과정에서 부모님을 더욱더 아끼고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 또한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사키 후미오가 쓴 책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처음 태어났을 때 우리는 누구나 미니멀리스트였다. 세상에 태어나면서 손에 뭔가를 쥐고 나온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러나 자라면서 필요 이상의 물건을 움켜쥘 때마다 우리는 그만큼의 자유를 빼앗긴다.


삶의 진정한 가치는 우리가 소유한 돈이나 물건의 합계가 아닙니다. 이로 행복해지는 것은 아주 잠깐의 시간일 뿐이고 필요 이상의 소유와 집착은 오히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아 갑니다. 이사를 하며 청소를 하고 물건을 줄였을 때 또는 트렁크 가방 한두 개만 가지고 즐거운 여행을 떠날 때 느끼는 홀가분한 기분과 해방감은 누구나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지속적인 라이프 스타일로 유지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저마다 환경이 각각 다르기에 이는 아주 어려운 일일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많은 창의력이 요구됩니다.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은 있습니다.


그동안 살아왔던 저의 삶을 잠시 돌아보면 "최소의 삶이 가져온 기적"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모든 것이 다 쉽고 좋았던 것만은 아닙니다. 제가 항상 잘해왔고 늘 낭비도 별로 없었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가끔 편하고 안정적이고 풍족한 삶이 그리울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 하나는 미니멀리스트 삶으로 인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렀고 (물론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이러한 제 삶의 결정에 후회는 없습니다.


제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살면서 10년 동안 자주 해온 그룹운동이 있습니다. 레즈밀스의 바디밸런스라는 프로그램으로 은은한 음악을 들으며 태극권과 필라테스, 요가의 기본 동작들로 몸을 스트레칭 해주고 마지막에는 조용한 묵상의 시간을 겸비하여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부담 없고 힘들지 않은 운동입니다. 규칙적으로 하지는 않았기에 아직도 보통 수준의 실력이긴 하지만 이 운동이 제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고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사는데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기에 간략하게 아래 영상을 공유하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About LES MILLS BODYBALANCE 레즈밀스 바디밸런스 소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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