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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청년 Apr 17. 2017

떠올라서 적어두는 말

43.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잠깐 고개를 들어 거울로 얼굴을 본 뒤

'오늘도 못 생겼구나.'

확인하고 지나치려는데


머리 중간 가르마에 얼마 자라지 않아 짧고 곧게 뻗은 

하얀 새치 머리카락이  

내 시선을 확 잡아 끌었다.


그 다음은 누구나 그러 듯

쿨할 수 없다.

...

...

뽑아야 한다.


손가락 끝 손톱에 온 힘을 주고 초집중을 해 보지만,

손톱이 짧아 짧은 직모의 새치만 잡히지 않는다. 


간혹가다가 잡혀서 힘주면 뽑히지는 않고,

힘없이 구부러지기만 한다.


그렇다고 이 세 머리카락 뽑겠다고 검은 머리 수 십개를 희생시킬 수 없지 않은가?


그러면서 나에 대해 발견한 것 두 가지


하나, 나는 불효녀다.

나이 들면 부쩍 늘어나는 새치 때문에 어머니께

어머니의 새치를 보며 말했다.


"   "

엄마  나도 엄마 닮아서 새치가 많나봐. 닮았으면 하는 예쁜 엄마 얼굴은 하나도 안 닮고 엄마의 단점만 닮았어. 왜 이리 나으셨나요? 이 여사님


"너 뭔소리니? 나랑 너네 아버지 오십 넘어서 나기 시작해서 요즘 쫌 많은건데."


두울, 나는 결혼해도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배우자와 행복하게 안 살거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 색으로 변하면, 다 뽑아 버릴테다.

검은 머리가 더 검어질 때까지 배우자와 행복하게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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