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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mpo Primo Apr 10. 2021

21.04.10


날은 점점 따뜻해지고, 거리에는 꽃이 피고, 꽃이 진 자리에는 잎이 난다.

계절은 늘 그렇게 순리대로 흘러간다.

봄이 되면 나를 제일 괴롭히는 것이다.


세상은 꼭 정해진 것처럼 때가 되면 무엇이 일어나는데, 

내 인생의 순리라는 것은 무엇이며,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을까?


지난 일기를 읽다가 문득 나는 어느 순간부터 내 인생을 (나름대로) 치열하게만 살아왔지,

어떻게 사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매일 매일을 소비하기만 하는.

그런 생각을 하면 조금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래도 예전에는 생각도 많이 하고 내 자신에 대해서도 많이 돌아봤는데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생각 없이 살게 되었나.


이제는 그냥 하루를 버티는 데에도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기존에 축적해놓은 생각과 에너지는 바닥나고 있다.

잠을 많이 자고 운동을 하는 것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그런 무력감.


확신하건대 멘탈의 문제다.

다른 사람의 얄팍한 칭찬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나 스스로를 잘 돌보고 나를 사랑해야 하는데.


우물 개구리로 살았을 때에는 나의 얇은 종이같은 재능에 만족하고 살았지만

세상엔 내가 가진 것보다 많은 걸 가진 사람들은 너무 많다.

그리고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올려다보면서 화만 내고 있는 것이다.


다시 나에 대해 깊게 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 하는가.

혹은 무엇을 좋아하고 싶고 무엇을 잘 하고 싶은가.


한창 취업 준비할 때도 이런 준비를 했던 것 같은데.

그때는 종이 하나 펼쳐놓고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뭘 좋아하는지를 쭉 적어놓고

하나씩 현실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소거해가면서 결국은 답을 찾아갔었다.

지금도 그 방법이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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