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왜 게스트하우스가 하고 싶어요?
이렇게 어렵고 생각보다 수익이 많지 않은 게스트하우스가 왜 하고 싶어요?
2018년 3월, 게스트하우스 붐이 일기 시작한 지 6-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넘쳐난다.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게스트하우스 산업이 이미 레드오션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다.
하지만, 몇몇 게스트하우스 창업설명회나 창업컨설팅 현장을 찾아가 보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어 할까?
게스트하우스 업계에서 4년째 일을 해오면서 내린 개인적인 결론은 '쉬워 보여서'이다.
게스트하우스의 첫 취지는 우리 집에 남는 방을 객실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조금 저렴한 금액으로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어딘가에 세를 주고 있는 집이나 원룸을 소유한 사람들이 유독 게스트하우스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문의를 한다. 하지만, 그들이 소유한 집과 원룸은 '거주'를 첫 번째 목적으로 구매하거나 임대한 곳이기 때문에 사실 게스트하우스와는 어울리지 않는 지역에 위치한 곳들이 많다. 예를 들면, 어떤 호스트는 출장을 많이 가는 지방에 월세 방을 얻어 놓고 자신이 이용하지 않는 기간에는 숙박 공유 사이트를 통해 객실을 판매해보는 것은 어떨까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막대한 매출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만 얼마라도 이득이 된다면 호스트가 되어보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그저 '남는 방, 남는 집 하나 빌려주는 건데.'라는 생각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왜 이렇게 내 방이 안 팔리지?'라며 보다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없을까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왜냐하면 쉽게 생각하고 시작한 게스트하우스 운영은 생각보다 절대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만큼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의 비용이 점점 커져간다. 그럴수록 처음 '다만 얼마라도'라고 생각했던 수익에 대한 기대치는 '최대한 많이'로 바뀌게 된다. 생각보다 게스트하우스가 쉽지 않고,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그래서 조금이라도 손해를 줄이기 원한다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빠르게 접는 것이 현명하다.
그런데 정말 게스트하우스 운영은 쉬워 보이는 걸까 아니면 쉬운 걸까?
부분적으로는 둘 다 맞는 말인 것 같다. 게스트하우스를 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에 비해 큰 자본이 들지 않는다. 허가를 받는 것도 다른 사업에 비해 어렵지 않다. 최근 제주도 모 게스트하우스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그냥 마음만 먹으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사업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은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누구나 한 번쯤은 고려해보게 된 것 같다. 또 다른 이유는 게스트하우스를 갔던 게스트들이 고객으로서 겪은 게스트하우스의 단면적인 모습만 보고 '아, 이 정도 업무면 어렵지 않을 것 같다.'라는 생각으로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조금 가볍게 여겼을 거라고 추측한다.
실제로 게스트하우스 창업/운영 컨설팅을 하면서 예비창업자나 운영자들을 만나면 꼭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바로 '왜 하필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싶은가요?'이다. 사람마다 각각의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는 두 가지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여행을 갔다가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해보니 재미있어서 흥미가 생겼거나 사람들을 만나는 것과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해서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어 한다. 두 번째는 건물을 소유하거나 자본을 넉넉히(혹은 어느 정도) 가진 사람들이 '요즘 게스트하우스가 잘 된다더라.' 혹은 '요즘 은퇴 후에는 게스트하우스 사업이 괜찮다더라.'는 소문을 듣고 투자의 개념으로 하고 싶어 한다. 이렇게 호기심에서 시작한 호스트들과 달리 아주 가끔은 게스트하우스라는 숙박업을 생업으로 진지하게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해보고 투자를 해서 시작하는 호스트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지막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하기 힘들다. 대부분 1년도 되지 않는 기간을 운영하고 그만두거나 혹은 제대로 시작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즉,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기대한 성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시작 전에 진지하게 재고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게스트하우스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쉽지 않고, 재미있지 않고, 많은 수익을 내기 힘들다. 게스트하우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본인이 '왜' 게스트하우스를 하려는지에 대해서 깊게 고민을 해보았으면 한다. 게스트하우스 또한 여느 사업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돈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황금 같은 우리의 돈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면 그만큼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최선을 다해 게스트하우스를 돌볼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그 돈으로 다른 재테크 방법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