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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리골드 Dec 21. 2022

브런치북 공모에 두 번이나 떨어지다

투고, 공모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는 출판도전기

2013, 뉴욕


작년 가을, 브런치작가에 되었다는 알림을 받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르겠어요. 마치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가 데뷔라도 한 처럼 '작가'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도록 더 열심히 글을 쓰고 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했어요.


인생은 디즈니동화처럼 해피엔딩일 것이라고 믿는 저는 '반드시 행복이 오고야 말 것이에요'라는 꽃말을 좋아해서 '메리골드'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고 있어요.


그렇게 작년에 처음으로 브런치북 출판공모를 신청하였고, 마음속으로 3년간 쓰고 고치고 한 글이니, 누군가는 알아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2021년 12월, 브런치북 출판 공모 발표일. 아침부터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알림을 기다렸지만 제가 낸 책은 찾아볼 수가 없었어요. '아마 10군데의 출판사에서만 선정되기 때문일 거야!'라는 생각으로 합리화를 했어요. 그리고 새해가 밝아 올해의 하고 싶은 일들, 이뤄야 하는 것들에 대해 정리하며 가장 원하고 우선적인 것은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나만의 책내기'였어요. '그래, 출판사를 기다리지 말고 나한테 맞는 출판사를 찾아 나서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015, 프라하


저의 다음 도전기는, 출판사 투고였어요.
여행에세이를 출판하는 출판사, 제가 원하는 책의 방향과 결이 비슷한 출판사들의 홈페이지, 블로그, SNS를 들어가서 150개의 출판사 이메일리스트를 수집했어요.

그리고 투고에 관한 글들을 끊임없이 읽어보고 투고를 하려면 기획서에서 끝이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첫인상이 중요하듯 말이죠! 뭐에 홀렸는지 그날 밤새 잠도 오지 않고 심장이 두근거리며 저만의 출판기획서를 만들었어요.

마지막으로 출판 전용 이메일계정을 만들고, 기획서와 원고를 다시 한번 고쳐 쓰고, 150군데의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어요.

2012, 상하이


하루도 안 돼서 답장이 온 출판사도 있었고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2주 안에 연락이 왔어요. 그렇게 매일매일 메일의 알람이 뜰 때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며 거절의 말들을 들었어요. 투고를 준비할 때는 엄청난 자신감이 솟았으나, 메일을 보내고 두 달이 지난 후부터는 간간히 늦게라도 답장을 주는 출판사들이 있었지만, 어느 날부터 더 이상 그 이메일계정에 로그인하지 않게 되었어요. 잊혀진거죠.

물론 반절도 안 되는 출판사에서만 답장이 왔지만, 150군데의 출판사에서 제가 쓴 책을 모두 거절했다는 생각에 애써 괜찮은척하려 해도 상실감이 커져갔고, 워낙에 하고 있는 일이 많기에 이런저런 일을 핑계로 더더욱 책을 내려는 마음을 잠시 내려두었어요. 그렇게 몇 달이 흘렀고, 다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면서 잊고 있던 제 원고를 다시 꺼내 읽었어요. 아무리 읽어봐도 너무 감동적이고 울컥한 이야기인데 왜 알아주지 않는 걸까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수십 번을 고쳐 쓴 원고를 다시 몇 번을 고쳐 쓰고 제목까지 바꾸고, 목차를 정리하고 두 권의 책으로 나눴어요.


2019, 시드니


그즈음에 잊고 있던 올해의 브런치북 출판 공모가 다시 공고가 떴어요. 그 수많은 거절에도 심장은 다시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고 그렇게 다듬은 두 권의 책으로 다시 도전했어요. 캘린더에 알림을 해두고 사정이 생겨 일주일 더 발표가 미뤄졌다는 이야기에 기다리 또 기다렸던 것 같아요.

그러던 발표일 전날, 아는 작가님이 이야기해 줬어요. 브런치북 공모에 당선되면 발표일 10일 전에는 연락을 준다고, 발표는 내일인데 아직도 연락이 없는 우리는 아마 안 된 것이 아닐까라며..

발표 아침, 오늘 브런치북을 열어보지 않았어요. 기다렸어요. 구독하고 있는 작가님의 새 글 알림이 뜨길래 들어가 보니 브런치북에 당선되셨다는 내용이었어요. 그렇게 알게 된 공모 결과에서는 이번에도 제 책을 찾을 수 없었어요.


2016, 바르셀로나


같이 기다리던 작가님 함께 위로를 했어요.

"우리에게는 또 다른 길이 있겠지. 더 절실한 사람이 되어있을 거야. 인생은 흐르는 강물처럼." 

본격적으로 투고와 공모에 도전했던 1년. 저만의 글을 쓰고 사진을 고르고, 어떤 절실한 마음을 담아 글을 쓴 지는 어느새 4년이 되어갔어요. 내년에도 하고 싶은 일, 이뤄야 할 일은 너무나 많고, 당분간 우선순위는 아니겠지만 내년에는 저만의 책이 꼭 나올 거예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하기만 한다면 계속하고 있는 사람이 된다는 말을 믿어요. 다시 준비를 시작하면 출판기를 브런치에 올릴까 해요.


2014, 캐나다 옐로나이프


어느 날 서점에 가셨을 때 "메리골드" 이름이 보인다면 한번 첫 장을 넘겨봐 주세요. 그날이 오기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을 거까요.


2014, 캐나다 록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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