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도 겨울이겠구나. 어찌 지내는지 무지 궁금한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도 우리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추리고 추려 또 그걸 영어로 쓰려니 좀처럼 시작을 못하겠네.
요즘,
그냥 마음이 편해.
외부의 무언가가 달라진 건 없어. 그냥 나 자신이 변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의 평온은 무언가를 얻고, 이룬 후에야 얻는 결과가 아니라, 그저 언제든지 누릴 수 있는 것이었어. ‘그동안 뭐가 그리 신경 쓰였니,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데 말이야. 혼자 애썼다, 너와 다투느라.’ 이젠 정말로 너 자신을 위해 오롯이 살아. 보여줄 것 하나 없어, 그럼 얽매일 것도 하나 없지.
맛있고 건강한 음식 먹으며 매일을 향유하자. 있잖아, 김주환 교수라고 한국에서 유명한 분이 있거든. 나도 그분의 책과 강의 영상들을 기점으로 가치관이 뒤흔들리는 걸 느껴. 뒤흔들리는 것인지 가려져 있던 나로 돌아오는 것인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암튼 그분 강의 영상에서 'savor'를 번역할 마땅한 말이 없냐는 물음을 듣는 순간 '향유'라는 단어가 떠올랐어. 정확한 번역은 아니겠지만, 계속 그 말이 맴도네. 향유하는 방식은 다양하겠지만, 또 그것에 집착하면 안 되는 것 같아. 요즘 MZ세대가 과소비와 사치를 경험이라 함부로 일컫는다는 말을 어디서 보았어. 향유도 집착하는 순간 그러한 방식으로 소비되지 않는지 경계는 해야겠지.
매일을 향유하는 것, 순간을 진정으로 'savoring'하는 것에 대해 나에게 꼭 맞는 방식들을 찾아봐야겠어. 그건 정말 기분 좋은 고민일 것 같아. 네 방식도 무지 궁금하다. 언제나 근사한 방식으로 홀로든 함께든 즐기는 너니까. 나는… 일단 오늘 저녁 메뉴를 생각해야지. 남편과 아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상상하면 그저 행복감이 올라와.
그냥 그냥
요즘 마음이 참 편해.
곧 네 이야기를 담으러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