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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니카 Jan 10. 2022

프랑스 문화예술 분야 기부 문화와 시사점

대구문화재단 웹진 대문 2021년 겨울호 기획특집에 실린 글 

파리시가 운영하는 현대 미술 기금-파리 컬렉션 


예술·문화의 도시 파리에서는 일상에서 현대 미술 작품을 만나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 파리시가 운영하는 '현대 미술 기금–파리 컬렉션(Fonds d'art contemporain - Paris Collections)'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파리 컬렉션이 현재까지 수집한 컬렉션은 3,500점 이상의 현대 미술을 포함해 약 23,000점의 예술 작품으로, 그 역사는 약 2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16년부터 생존하는 예술가들로부터 작품을 의뢰하고 구매하기 시작했다. 1987년에 설립된 시립 현대 미술 기금(le Fonds municipal d’art contemporain/le FMAC)은 기존 컬렉션의 일부를 상속 받으며 독립 및 전문화 되었고, 수집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특정 인수 위원회가 만들어졌다. 기금은 독립적인 미술품 수집 위원회 및 자체 예산으로 운영된다.   


2019년 시립 현대 미술 기금은 명칭을 현대 미술 기금–파리 컬렉션으로 변경했다. 이는 파리 컬렉션의 현대 미술품 수집 및 문화 유산 보존이라는 기금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현재 파리시 문화 사무국 산하에서 운영되고 있다. 현대 미술 기금-파리 컬렉션은 벽을 허물고 경계를 넘어 다양한 청중에게 다가가고, 현대 예술 창작을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이자 소명이다.  


현대 미술 기금-파리 컬렉션은 1914년 이전, 1914-1970년, 1970년 이후로 시기를 나눠서 작품을 보관하고 있으며, 기존에는 회화가 컬렉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면 최근에는 사진, 영상, 설치 미술, 텍스타일 등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현재 2022 수집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2020년 10월 21일부터 2022년 1월 31일까지 파리 시청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예술가 및 갤러리는 예술 작품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다. 문화부 국장, 시각예술 실장, 파리 컬렉션 큐레이터 등으로 구성된 전문 심사 위원이 제안된 작품을 심사한다.  


심사 기준은 첫째, 예술가와 파리의 관계이다. 파리에 거주하거나 파리를 오가며 창작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을 우선한다. 둘째, 도시 및 사회정치 주제를 다루는 작품이다. 건축, 토지 사용, 녹지 공간, 도시 생활, 인구 개발 등 도시를 다룬다. 또한 사회, 정치, 규범, 체제, 권력, 조직, 갈등, 자유, 노동, 정의, 이민, 생태 등 사회문제 및 정치적 주제를 표현한 작품은 인류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셋째, 유통 방식이다. 작품은 운반 및 전시 형태를 고려해야 된다. 작품이 공공 장소(학교, 도서관, 시청 등) 어디든지 전시될 수 있으며, 다양한 전시회와 공동으로 진행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점을 고려해서 작품의 운반, 전시 및 보존을 위한 유통상의 기술적인 부분도 고려한다.     


연간 초기 예산 130,000유로(한화 약 1억 7천6백만 원)외, 2020년-2021년 170,000유로(한화 약 2억 3천만 원)의 예산을 추가 확보해 코로나19로 인해 창작 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받은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2021년 봄, 기금 운영 위원회는 30명의 예술가로부터 43개의 작품(설치미술 1점, 회화3점, 사진 8점, 조각 7점, 영상 6점, 그래픽아트 17점, 텍스타일 1점)을 200,000유로(한화 약 2억 7천만 원)에 사들였다. 또한 2개의 작품(조각 1점, 그래픽 아트 1점)을 기부받았다. 인수위원회는 남녀 성비를 균등하게 평가했으며, 도시, 사회 문제, 해외 전시 가능성 여부 및 국내 공공 장소에서 대중을 위한 전시 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 심사했다. 파리 컬렉션은 예술가, 갤러리 및 예술 협회의 컬렉션 작품에 대한 기부를 환영하고 있다. 미술품 기부 절차는 미술품 수집 위원회에서 구매와 동일한 기준으로 검토하고 진행된다.   


[사진1]

제목: Ministère des finances(프랑스 재무부) 1871, 2020

작가명: Nicola Daubanes(니콜라 도반)

설명: 파리 코뮌 ‘피의 주간(Bloody week)’화재 사건 당시 1830년 파리에 지어진 La Petite Roquette(라 쁘띠뜨 호케뜨) 감옥이 불에 타는 모습을 표현. 권력은 끝내 무너지고, 권력의 마지막 흔적은 철과 함께 소멸되어 가루만 남는다는 것을 표현.

2021년 Paris Collections에 기부된 작품  


개인 컬렉션이 아닌 시립 컬렉션으로 대중들이 쉽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현대 미술 기금-파리 컬렉션은 국내외 전시회 및 각종 문화 행사에 예술 작품을 대여하고,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국내 유명 전시의 경우, '국제현대미술 박람회(FIAC)', '백야 축제(La Nuit Blanche)', '유럽 문화유산의 날(Journées européennes du patrimoine)'과 같은 행사에 파리 컬렉션 작품이 전시된다.    


[사진2]

제목: People(사람), 2020 

작가명: Mélanie MATRANGA(멜라니 마트헝갸)

설명: 낡은 옷 및 속옷, 담배 꽁초, 수건 등으로 구성된 작품. 평범하고 친밀한 소재이지만 그 뒤에 가려진 비인격성, 도시의 젊음 등을 연상케 함. 몸은 없지만 부재와 현존을 동시에 불러 일으키는 일상 소품을 표현

2021년 10월 파리 FIAC(국제 현대미술전시회)에 전시된 작품

2021년 수집된 Paris Collections 작품   



10월 4일부터 12월 15일까지 파리시는 '뜻밖의 만남(Rencontres Inattendues)'이란 주제로 파리 컬렉션의 작품을 시청, 광장, 정류장, 학교 운동장, 도서관, 수영장 등 파리 40여 곳에서 일반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에꼴 뒤 루브르(École du Louvre)의 학생들이 수요일과 토요일마다 파리 9개 장소에서 예술 작품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설명한다. 파리 컬렉션이 보유한 회화, 조각, 사진, 그래픽 아트, 영상, 설치 미술 등 80점 이상의 예술 작품을 이번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다. 시민 누구나 집 주변이나 도서관, 광장 등 일상에서 현대 미술을 즐기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취지이다.               

   

[사진3]

제목: Le Chemin d’Oum Hani(움 아니의 길) , 2020

작가명: David Brognon(다비드 브로뇽), Stéphanie Rollin(스테파니 롤랑) 

설명: 파리 시청의 여성 노숙인 쉼터에서 만난 노숙인 여성 손 위로 흐르는 숙명을 흰색 네온(Néon Blanc)으로 표현. 노숙인 여성의 정체성, 운명, 고립 등을 표현한 조형물. 
2019년 Paris Collections에 기부된 작품 


[사진4]

설명: 파리 공공 장소에서 전시되고 있는 ‘뜻밖의 만남(Rencontres Inattendues)’전시 작품 중 하나로써 현재 파리 18구 시청 건물에 전시중인 Le Chemin d’Oum Hani 작품 

일상에서 모두가 현대미술을 즐길 수 있는 파리 



문화 담당 파리 부시장 꺄린 롤랑(Carine Rolland)은 “이번 전시는 현대 미술을 일상에서 다른 방식으로 전시하고자 하는 우리의 소명을 잘 나타낸다.”라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현대 미술 기금-파리 컬렉션'은 2018년부터 '모두를 위한 예술 작품(Une œuvre pour tous)'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작품 토론, 워크숍, 예술가와의 만남 등을 통해 시민 모두가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보육원, 병원, 보건소, 도서관을 비롯하여 요양원, 노숙자 쉼터, 긴급 숙박 시설, 게스트 하우스 등 현대 미술을 접하기 다소 어려운 다양한 곳에서도 예술·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2009년부터 시작된 ‘학교에서 예술 작품을(Une œuvre à l’école)’은 파리시 학교에 문화예술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학생들에게 파리 컬렉션의 현대 미술 작품을 가지고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파리시의 문화예술 교육 정책의 주요 목표인 ‘어린 시절부터 모든 사람이 문화예술에 접근하는 것’이라는 이니셔티브의 한 일환으로 ‘함께 성장하는 예술(L’art pour grandir)’프로그램은 파리시와 파트너쉽을 맺은 학교에 1년 동안 예술 작품을 전시하여 아이들이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실제 예술가들이 학교에서 자신의 작품을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시간도 갖는다.  


문화예술을 향유한다는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같이 생각해봐야 


파리 컬렉션은 개인 소유 컬렉션이 아닌 국가 및 시립 차원에서 현재 활동 중인 예술가들로부터 엄격한 절차에 의해 예술 작품을 수집하거나 기부를 받아서 작품을 보존하고 관리한다. 이렇게 수집된 예술 작품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학교에서부터 노숙자 쉼터까지 시민 모두에게 전시된다. 이러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파리시의 '현대 미술 기금–파리 컬렉션'의 활동을 보면서 문화·예술을향유한다는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프랑스 문화예술 분야 기부 문화 


프랑스 파리는 도시가 하나의 박물관이라고 할 정도로 크고 작은 박물관 및 미술관이 많다. 루브르 박물관(Musée du Louvre),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루이비통 재단(Fondation Louis Vuitton),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l’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es Beaux-Arts)등 문화예술 분야의 각 기관에서는 기부 활동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먼저 루브르 박물관을 살펴보면, 홈페이지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자체 보안 플랫폼을 통해 쉽고 빠르게 기부를 할 수 있다. 세금 혜택은 프랑스 거주자에 해당하며, 개인의 경우, 과세 소득의 20% 한도 내에서 기부 금액에 대해 66% 소득세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00유로를 기부하면 과세 소득에서 66유로가 공제되므로 실제 34유로를 기부한다.  


기부금이 한도를 초과하면 초과분은 다음 5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월되며, 기부자는 동일한 조건에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의 경우, 기부자에게 법인세 60% 감면(세전 매출액의 0.5% 한도 내, 초과분은 향후 5년간 이월 가능)을 받을 수 있다.  


루브르 박물관은 개인 및 기업 모두가 후원자가 되어달라는 캠페인을 다각도로 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이 루카스 크라나흐(Lucas Cranach)의 삼미신(The Three Graces)를 구매하기 위해 2010년 시작한 ‘모두 후원자가 되어주세요(Tous Mécènes)’캠페인은 루브르 박물관의 주요 연례 행사로 자리잡았다. 2021년 1월 15일, 4,500명 이상의 기증자 헌신 덕분에 튈르리 거리 복원(la Grande Allée des Tuileries)을 위한 모금 캠페인에 100만 유로(한화 약13억 5천만 원)가 기부됐다. 이 외에도 루브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많은 예술품이 수많은 프랑스인의 기부와 후원으로 이루지고 있으며, 기부자에게는 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루브르의 친구(Amis du Louvre)라는 루브르 박물관 멤버쉽에 가입하면, 1년 동안 상설 및 특별 전시를 무제한 관람 가능할 뿐 아니라, 각종 세미나, 컨퍼런스에 초대를 받는다. 미술 관련 잡지도 집으로 보내주는 등 루브르와 더욱 가까워 질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접근은 미술관이 나와 동떨어진 기관이 아니라 멤버쉽 이름처럼 서로 친구가 되어 기관과 개인이 쌍방향으로 문화예술을 소통하며 프렌드쉽을 쌓는 시간이 된다. 개인은 멤버쉽 제도로 인해 문화예술을 더욱 풍부하고 손쉽게 접하게 되고, 결국 루부르의 친구들은 소속감과 충성심을 기반으로 한 개인 후원자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 다양한 가격대의 연간 멤버쉽이 있는데 그 중 기본적인 멤버쉽 가격은 1인당 80유로(한화 약 10만원), 2명 같이 할 경우 1인당 60유로(한화 약 8만원)다. 이 또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오르세 미술관은 단 1유로부터 기부할 수 있으며, 150유로(한화 약20만원)이상 기부할 경우 오르세 및 오랑쥬리 미술관의 상설 및 특별 전시회에 무료로 우선 입장할 수 있는 기증자 카드를 받을 수 있다. 오르세 미술관도 하얀색 카드(Carte blanche)라는 이름의 멤버쉽 제도를 가지고 있으며, 1년 동안 오르세 및 오랑쥬리 미술관 모든 전시회에 무제한 관람 가능하다. 미술관 내 식당 및 기념품 샵 이용 시, 할인 혜택도 있다. 이메일로 미술관의 각종 소식과 함께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초대된다.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에 장학금 및 유학생 지원 등 현금을 기부하거나 부동산 및 작품 기증 등 다양한 형태로 기부를 할 수 있다. 세제 혜택도 가능하다. 기부자에게는 다양한 혜택 및 보상이 주어진다. 먼저, 기업의 경우 학교의 권위있는 파트너 그룹에 포함되어 정기적인 정보(뉴스레터, 오프닝 이벤트, 컨퍼런스 초대 등)를 받는다. 기업은 학교의 리노베이션 또는 주요 심포지엄, 오픈 하우스, 워크샵 등에 회사 홍보 및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마케팅을 할 수 있다. 특정 작품 또는 아티스트와 공동 작업, 워크샵 참여, 프로젝트 요청, 인턴쉽 지원 등 다양한 분야의 공동 작업을 요청할 수 있다. 개인의 경우, 뉴스레터 및 각종 컨퍼런스 초대 등을 받으며, 장학금 수여식 및 시상식 등에 기부자 이름이 함께 언급된다.  


기업 메세나 활동은 문화예술 진흥 및 발전에 큰 역할 


루이비통 재단(Fondation Louis Vuitton)은 모에 헤네시 루이비통(Moët Hennessy Louis Vuitton/LVMH)이 소유하고 있는 미술관 및 문화센터이다. 루이비통 재단 또한 일반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더욱 가까이에서 즐기도록 멤버쉽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시회 관람과 더불어 아이들을 위한 각종 키즈 미술 아뜰리에에 참여할 수 있는 패밀리 패스(Pass Famille)를 소지하면 1년 동안 무제한 전시 관람 및 아뜰리에 수업 참여가 가능하다. 가족 단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로써 온 가족이 다함께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다.  


LVMH는 1990년대 초부터 여러 분야에서 광범위한 자선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특히, 청소년에 중점을 두고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젊은 예술가 활동 및 창작을 지원하고 있다. 예로, 루이비통 재단과 세계적인 프랑스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Gautier Capuçon)은 매년 시리즈 형태로 첼로 마스터 클래스(Classe d’Excellence de Violoncelle)를 개최하고 있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6명의 세계 각국 젊은 연주자들을 위한 첼로 수업을 일반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마스터 클래스 후 연주회도 개최하며 젊은 신예 연주자 발굴 및 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여기에는 루이비통 재단과 같은 대기업의 메세나(Mécénat)활동이 큰 역할을 한다. 세계적인 예술가와 기업이 함께 뜻을 모아 문화예술 분야에 물심양면으로 투자 지원하는 파트너십은 국가의 문화예술 진흥과 발전에 중요하다. 2017년 10월,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루이비통 재단이 주최한 젊고 재능있는 차세대 유망주들을 소개하는 ‘뉴 제네레이션 피아노’ 시리즈에 한국인 연주자로는 처음으로 루이비통 재단 오디토리움에서 연주한 바 있다. 


[사진 5]

◆ 12월 4일(현지 시각), 루이비통 재단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 7회 고티에 카퓌송의 첼로 공개 마스터 클래스 현장 모습 ©모니카 박  



또한, 2019년 화재로 인해 황폐해진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위해 2억 유로(한화 약2704억 4천만 원)라는 LVMH의 이례적인 기부는 국가의 역사적 문화유산 보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랑스 기업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기업 자선 활동을 위해 LVMH는 국내외 주요 문화예술 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 문화예술 분야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하여 


개인 및 기업이 기부를 할 때, 매력적으로 높은 세제 혜택 및 기부자에게 제공되는 각종 문화예술 프로그램 혜택은 자유롭고 자발적인 프랑스의 기부 문화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또한, 기부를 장려함에 앞서 각 문화예술 기관마다 시민들과 프렌드쉽을 쌓는 역할을 하는 멤버쉽 제도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서로 소통하고 친밀감을 쌓는 시간을 먼저 갖는다. 이를 통해 개인 및 기업은 자신이 속한 기관의 활동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 받음으로써 문화예술에 한발짝 더 다가가게 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멤버십을 통한 개인 및 기업 후원자 개발은 미술관의 활동과 목적에 공감하고 참여하는 탄탄한 지지층을 확보하는 결과를 낳는다. 소속감과 충성심을 바탕으로 기부는 꾸준히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이는 결국 멤버쉽과 기부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누구나 기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기부 방식도 중요하다. 루브르 박물관은 2022년 2월 25일까지 장식 예술품 획득을 위해 최소 100만 유로(한화 약 13억 5천만 원)모금 캠페인을 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 웹사이트에서 간단한 클릭 한번으로 기부를 할 수 있다. 또한, 수신자 번호 92004로 ‘LOUVRE’라는 문자 메세지를 보내면 5유로(한화 약 6700원)가 자동으로 기부될 수 있도록 프랑스 3대 주요 통신사(Orange, SFR, and Bouygues)와 협력하여 시민들로 하여금 기부를 장려하고 있다. 기부금 5유로는 고객 전화 요금에 자동 추가된다.  


이처럼 프랑스는 문화예술 부문의 기부금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파격적인 세제 혜택, 문화예술 기관이 제공하는 멤버쉽 회원 및 기부자를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혜택과 보상 체계, 기부를 복잡하지 않고 손쉽게 할 수 있는 기부 방식의 기술적 시스템 등 정부와 민간이 다각도로 협력하고 있다.  


끝으로, 프랑스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이란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며 삶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공통의 인식이 기본적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국가 문화예술 부흥 및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개인 및 기업 모두가 함께 자발적으로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대구문화재단 웹진 대문 2021년 겨울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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