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을 쏘게 됐습니다.
브런치에 ADHD 관련 글을 쓰고, 브런치북으로 묶은 뒤로는 업뎃이 없었습니다.
사실 제 안에서는 뭔가 완결을 낸 느낌이라 잘 들어와보지도 않았어요ㅠㅠ
격조했습니다. 오랜만입니다.
그런데 다소 뜬금없지만... 저, 취미로 양궁을 시작했습니다.
이 아래⬇️로는 편하게 쓰겠습니다.
양궁을 시작한 지 세 달을 조금 넘겼다. 시작한 계기는 별 거 없다.
어느 날 친구가 양궁카페에 가자고 해서 콜! 했고, 가서 한 시간 동안 활을 쐈다. 재미있게 놀았다.
'이색 체험'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날 밤에도, 다음 날에도 자꾸 과녁과 활이 머릿속에 어른거렸다.
그래서 이틀 뒤에 혼자서 또 갔다.
매니저님이 "또 오셨네요!" 하고 반겨주셨다.
그렇게 한 시간을 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과녁이 어른거리는 현상이 더 심해졌다.
주말에 또 갔다.
매니저님은 "와, 또 오셨네요!" 하고 더욱 반갑게 반겨주셨다.
그리고 세 번째인가 방문했을 때, 나는 월회원을 끊어버리고 만다...☺️
미친 활생활의 시작이었다.
(*우리 양궁장은 월 18만원짜리 월회원권을 끊으면 10m 사로에서 하루 한 시간씩 한 달 내내 쏠 수 있다.)
그 뒤 나는 한 달 내내 하루도 안 빠지고 양궁장에 가게 된다...
머리에 화살 맞은 것처럼 하루종일 활 생각만 났다.
그리고 갑자기 다음 달에 생활체육 양궁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이게... 그렇게 됐다....
갑자기, 벼락에 맞듯이 활에 돌아버린 나는 인터넷을 미친 듯이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양궁이 마이너 장르라는 것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다못해 양궁하는 사람의 일기라도 보고 싶은데 정말 드물었다.
양궁 선배님들이 블로그에 남기신 3년 전, 5년 전 글들... 그거 제가 다 읽었습니다.
진짜 다음 세대와 뉴비를 위해서 글 지우시면 안돼요. 블로그 폭파하지 마세요. 제발.
좋은 양궁 컨텐츠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양궁 동호인의 이야기가 너무 드물다.
양궁 하시는 분들... 공개된 장소에 일기를 써주시겠어요? 오늘 몇 점 쐈다 이런 것만 올려주셔도 괜찮으니까요... 뉴비가 말라죽고 있습니다...
그치만 활을 쏜지 세 달쯤 된 지금은 컨텐츠가 적은 것이 이해가 되기는 한다.
하지만 저는 뉴비죠? 뉴비에게는 양궁 컨텐츠 무한제공사건이 일어나도 모자라다고요!!
그래서 스스로 자가발전하기에 이르렀다ㅠㅠ 내가 쓴 글 내가 읽으면서 자급자족이라도 하겠음...
*올텐(all ten): 화살을 전부 10점에 꽂았다는 뜻
양궁은 몸에 좋고 집중력에도 좋고 자세 교정에도 좋고 어쩌고...
...라고 하기 전에, 활 쏘기는 정말 재미있다.
처음에 마구잡이로 쏠 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신경써야 할 것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나이가 들면 재미있는 일이 점점 적어진다. 경험이 많아지는 탓이다. 사랑도 점점 줄어든다. 너무 많이 해본 탓이다.
그래서 이렇게 이유없고 대책없이 즐거운 적이 굉장히 오랜만이고, 나는 이 사랑을 소중히 여기기로(미친듯이 즐기기로) 했다.
아참, 그리고 실제로 해 보니 양궁 선수들의 영상과 경기가 달리 보인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정말로 진리다. 아는 만큼 보이게 되면 삶은 그만큼 더 즐거워진다.
앞으로 이 매거진에는 쌩 뉴비의 입장에서 양궁에 대해 알게 된 것들, 활을 쏘면서 겪은 일들을 적으려고 한다.
어딘가에서 또 벼락을 맞아 양궁을 시작할, 나와 같은 뉴비를 위해서 열심히 쓰겠음.
그리고 양궁 궁사 여러분, 언제나 올텐 엑스텐 퍼펙트골드 길만 걸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