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컴퓨터의 연결, '칩인류' 시대가 열린다
최근 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의 세 번째 뇌 칩 이식 성공 소식이 전해지면서,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는 인간 뇌에 BCI 칩을 이식해 장애나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BCI 기술이 상용화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그리고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겠습니다.
BCI(Brain-Computer Interfaces)는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입니다. 뇌의 신경세포가 전기 신호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을 이해하고, 이를 컴퓨터와 연결해 사람이 생각만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합니다. 1970년대 처음 개념이 제시된 이후, 관련 기술 발전이 더뎠지만, 2005년 존 도너휴 교수의 연구로 사지마비 환자가 BCI를 통해 로봇 팔을 제어하면서 가능성이 입증되었습니다.
2024년 2월, 뉴럴링크는 최초로 인간 대상의 뇌 칩 이식 임상시험에서 성공을 거뒀습니다. 척추 손상으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커서를 움직이고 체스 게임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후 두 번째 환자도 뇌 칩 이식을 통해 CAD 작업을 배우는 등 기술에 빠르게 적응했습니다. 뉴럴링크의 칩은 기존 침습형 BCI 장비보다 작고 안전하며, 유연한 소재를 사용해 뇌 손상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BCI 기술은 특히 의료 분야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큽니다. 사지마비, 시각장애, 비만, 우울증 등 다양한 질환 치료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스위스 로잔공대는 하반신 마비 환자가 걷도록 돕는 장치를 개발했으며, 메타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은 뇌파로 문장을 출력하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비침습형 BCI 기술도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인터렉슨은 명상에 도움을 주는 '뮤즈' 헤드밴드를 출시했으며, 필립스는 뇌파를 분석해 수면을 돕는 '딥 슬립 헤드밴드'를 개발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가 뇌파로 운전자의 주의력을 분석하는 '엠브레인'을 선보였습니다.
국내에서도 BCI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고려대 의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주도하는 연구는 BCI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뇌 신호와 관련된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 기술 발전과 함께 윤리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BCI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향후 우리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장애 극복에서 시작해 인간의 고등 기능 복원, 일상 기기 제어까지 BCI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기술 발전과 더불어 사회적 합의와 윤리적 연구가 병행된다면, BCI는 인류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입니다.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칩인류' 시대,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마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