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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저가 아파트 ‘거래 한파’

서울 중저가 아파트 ‘거래 한파’…대출 규제 직격탄에 52% 급감

by 김용년

서울 중저가 아파트 ‘거래 한파’…대출 규제 직격탄에 52% 급감


서울 부동산 시장이 매매 거래 한파에 휩싸인 가운데, 특히 중저가 아파트 시장이 더욱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반면 초고가 주택들의 가격은 오히려 상승하면서 서울 주택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막은 반면, 자산가들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중저가 아파트 거래량, 1년 새 52% 급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에서 거래된 9억 원 이하·전용면적 85㎡ 이하 중저가 아파트 매매량은 총 67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1407건보다 51.7% 줄어든 수치다. 또한 전월(1539건) 대비로도 55.9% 감소했다.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량과 비교해도 중저가 아파트의 거래 급감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달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 실거래량은 146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6%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중저가 아파트 매매량 감소폭은 6.1%포인트 더 컸다. 전월 대비 감소폭도 3.1%포인트 높아, 중저가 아파트 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가 서민 내 집 마련 가로막아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꼽힌다. 지난해 9월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인해, 중저가 아파트 매매량이 급감했다. 지난해 8월까지 2824건이었던 중저가 아파트 거래량은 9월부터 1477건으로 반 토막 났다.


2단계 스트레스 DSR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각각 가산금리 0.75%포인트를 추가로 적용하는 규제다.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도입했지만,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거래 절벽을 초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도강·금천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 타격 커


지역별로 보면 중저가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와 금천구 등에서 거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6.4였지만, 동북권(노도강 포함)은 91.2로 서울 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낮을수록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다는 뜻이다. 즉, 노도강 등 지역에서는 매물을 내놓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적다는 의미다. 특히 노원구에서는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 중심의 거래가 이뤄지며 실거래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출 규제 완화 없으면 거래 절벽 장기화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행 대출 규제가 지속될 경우 중저가 아파트 거래 절벽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규제를 강화한 결과,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받지 못하면서 중저가 아파트 시장의 침체가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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