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의 중요성
김용년 원장의 인생 노트 18
필사의 중요성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정보를 소비하고 있다. 뉴스, SNS, 이메일, 메시지 등 다양한 텍스트가 우리의 일상을 채운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이 모든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최근 많은 전문가들은 문해력 저하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 글을 읽고, 의미를 파악하며,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해력은 단순한 읽기 능력을 넘어 글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창의적인 사고를 펼칠 수 있는 핵심 역량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도 AI 시대가 될수록 인간에게 더욱 중요한 능력은 문해력에 기반한 사고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여러 방법을 제안하지만, 최근 주목받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필사이다.
필사는 좋은 문장을 손글씨로 직접 옮겨 쓰는 행위를 뜻한다.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손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면서 문장을 깊이 음미하는 과정이다. 필사는 오래전부터 문학가들과 학자들이 활용한 공부법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필사를 통해 문장을 연습했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필사가 독서법의 하나로 자리 잡으며,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과 문해력 향상을 위해 필사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필사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자기계발서나 인문학 도서를 필사하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첫째, 필사는 문해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글을 읽고 바로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써보면서 문장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필사를 하다 보면 단어의 의미, 문장의 구조, 문맥을 더욱 세심하게 살피게 되며 이는 자연스럽게 문해력을 키우는 과정이 된다.
둘째, 필사는 기억력을 증진시킨다. 직접 손으로 쓰면서 정보를 저장하는 과정은 단순히 읽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손글씨로 메모를 하면 뇌에서 정보가 더 오래 저장된다고 한다. 필사는 단순한 독서보다 더 깊은 학습 효과를 가져다준다.
셋째, 필사는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문장을 반복적으로 따라 쓰면서 새로운 표현을 발견하고, 글의 구조를 파악하며 창의적인 사고를 확장할 수 있다. 필사를 통해 아름다운 문장과 세련된 표현을 습득하면 자연스럽게 글쓰기 실력도 향상된다.
넷째, 필사는 정서적인 안정감을 준다. 필사는 단순한 학습 도구를 넘어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이기도 하다. 손으로 글을 쓰면서 집중하고 몰입하는 시간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명상과 같은 효과를 준다. 특히 현대인들이 빠르게 소비하는 디지털 콘텐츠에서 벗어나, 천천히 글을 쓰는 과정 자체가 힐링이 될 수 있다.
필사를 처음 시작하려면 좋아하는 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계발서, 명언, 시, 소설, 철학 서적 등 다양한 글을 활용할 수 있다. 매일 일정한 시간 동안 필사를 실천하는 것이 좋으며 하루 10~15분 정도만 투자해도 문장력과 문해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깊이다.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따라 쓰면서 문장의 의미를 되새기고 문맥을 이해하는 것이 필사의 핵심이다.
필사는 단순히 글을 따라 쓰는 행위가 아니라 문장을 내 것으로 만들고, 생각을 정리하며,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빠르게 정보를 소비하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이해했는가이다. 새해에는 하루 10분이라도 필사를 실천해 보자. 좋은 문장을 음미하고 직접 써보며, 느리지만 깊이 있는 독서를 경험해 보자. 필사는 단순한 글쓰기 연습이 아니라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지혜로운 습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