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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세대의 등장과 사회 변화

GG세대의 등장과 사회 변화: 인생 이모작을 향한 새로운 도전

by 김용년

GG세대의 등장과 사회 변화: 인생 이모작을 향한 새로운 도전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사회 전반에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GG세대(Grand Generation)’의 부상이다. GG세대는 55세에서 74세까지의 중장년층을 의미하며, 단순히 은퇴 후 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사회 활동을 지속하는 특징을 지닌다. 이들은 과거의 노년층과는 확연히 다르다. 평균적인 교육 수준이 높고, 디지털 기술에도 능숙하며, 무엇보다 새로운 배움과 도전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더 이상 ‘노인’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GG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배움과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린 시절 기타를 좋아했지만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던 신계숙 교수는 중년이 되어서야 학원에 등록해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자신의 한계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오토바이까지 도전하게 되었고, 지금은 누구보다 활기찬 삶을 살고 있다. 또한 20년 넘게 간호사로 일했던 김수애 씨는 은퇴 후 운동을 시작하며 몸을 단련했고, 결국 시니어 모델이라는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GG세대가 단순히 나이에 구속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찾으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의 또 다른 특징은 디지털 환경에 대한 높은 적응력이다. 과거 노년층이 스마트폰과 SNS 활용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GG세대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70대 후반의 나이에 유튜브를 시작한 박막례 씨는 1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며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은퇴 후 생활체육 지도사가 된 정민숙 씨 역시 자신의 운동 영상을 직접 촬영하고 편집하여 SNS에 올리며 또래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GG세대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서, 이들이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점점 커지고 있다.


GG세대의 등장은 노동시장과 경제활동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기존에는 은퇴 이후 경제활동을 줄이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퇴직 후에도 새로운 직업을 찾거나 창업을 시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55~79세 경제활동 인구는 2019년 797만 명에서 2023년 968만 명으로 170만 명 이상 증가했다. 이들은 과거 직장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도 한다. 금융업에 종사했던 사람이 경제 교육 유튜버로 변신하거나, 미용업에 종사했던 사람이 시니어 맞춤형 뷰티 컨설팅을 하는 사례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뿐만 아니라, GG세대의 사회적 역할이 확대되면서 ‘나이의 장벽’을 허무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노인이 조용한 여생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60대, 70대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자신을 표현하는 시대가 되었다. 시니어 모델, 시니어 크리에이터, 시니어 인플루언서와 같은 직업이 새롭게 생겨나면서, 더 이상 ‘젊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GG세대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며, 사회가 만들어 놓은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회적 제도와 인식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 GG세대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연령에 따른 차별을 줄이고, 시니어 맞춤형 창업 및 재취업 지원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젊은 세대와 GG세대가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도록 노인정과 같은 기존 개념을 벗어나 ‘커뮤니티 라운지’와 같은 세대 통합형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GG세대 내부에서도 경제적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경제적으로 취약한 GG세대를 위한 연금 및 사회적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GG세대는 단순한 노년층이 아니라, 사회를 이끄는 새로운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배움과 도전, 디지털 적응력을 바탕으로 인생 이모작을 실현하고 있으며, 노동시장과 경제활동, 사회적 역할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앞으로 GG세대가 더욱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대한민국은 연령과 상관없이 누구나 꿈을 이루고 성장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GG세대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시대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보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향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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