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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색깔과 영화의 만남: 7색 영화 탐험

by 정영기

무지개의 일곱 가지 색깔은 각각 다른 감정과 분위기를 전달합니다. 영화에서도 색은 중요한 시각적 언어로 사용되어 감독의 의도와 영화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다음은 무지개의 각 색깔과 연관된 특별한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빨간색 - 화양연화 (In The Mood For Love)


왕가위 감독의 2000년 작품으로, 장만옥과 양조위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이 영화는 사랑, 열정, 그리고 절제된 감정을 빨간색을 통해 표현합니다. 영화 전반에 걸쳐 빨간색 드레스, 벽지, 커튼 등이 등장하며 말로 표현되지 않는 두 사람의 감정을 색으로 전달합니다. 러닝타임 97분의 이 작품은 왕가위 감독의 마스터피스로 불리며,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등에서 시청이 가능합니다.


주황색 - 중경삼림 (Chungking Express)


역시 왕가위 감독의 작품으로, 1994년 개봉한 이 영화는 홍콩을 배경으로 합니다. 경쾌한 노란색 조명과 달뜬 주황색 불빛이 젊은 남녀의 감정을 표현하며, 도시의 풍경을 화려하게 물들입니다. "캘리포니아 드림"이란 노래를 배경으로 흐느적거리며 춤을 추는 여주인공 페이(양자경)의 노란색 상의는 도시의 활기와 젊음을 상징합니다.


노란색 - 라라랜드 (La La Land)


2016년 개봉한 데미언 셔젤 감독의 뮤지컬 영화입니다. 영화에서 미아(엠마 스톤)가 입은 샛노란 원피스는 꿈과 희망, 그리고 환희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도심의 반짝이는 야경을 배경으로 두 주인공이 탭댄스를 추며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노란색은 그들의 가슴에 번지는 행복을 시각적으로 전달합니다. 이 영화의 노란색은 할리우드의 꿈과 낭만을 상징합니다.


초록색 - 녹색광선 (Le Rayon Vert)


에릭 로메르 감독의 1986년 작품으로, '여름 이야기' 시리즈에 속합니다. 영화는 여름 바캉스의 마지막 순간에 나타나는 녹색 광선이라는 자연 현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들은 "기차역"에서 만나 초록색으로 빛나는 녹색 광선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 초록색은 희망과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며, 영화 속에서는 아주 찰나이지만 강렬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파란색 - 블루 재스민 (Blue Jasmine)


우디 앨런 감독의 2013년 작품으로, 케이트 블란쳇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영화의 제목에서부터 파란색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주인공 재스민의 우울하고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파란색 톤으로 표현합니다. "넌 그냥 네 옷장에서 그 미련스러운 파란 스웨터를 골라 들었겠지. 하지만 사실 그 파란색은 그냥 파란색이 아니야. 그건 파란색 중에서도 터키즈색이 아니라 정확히는 셀룰리언색이지."라는 대사는 영화 속 색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남색 - 남색대문 (Blue Gate Crossing)


2002년 개봉한 대만 영화로, 계륜미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풋풋한 청춘과 첫사랑, 그리고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다루는 이 영화는 제목부터 남색(Blue)을 담고 있습니다. 멍커로우(계륜미)와 린위에전(양우림), 장시하오(진백림) 사이의 복잡한 삼각관계를 다루며, 여름의 분위기와 청춘의 방황을 남색 톤으로 표현합니다.


보라색 - 플로리다 프로젝트 (The Florida Project)


션 베이커 감독의 2018년 작품으로, 디즈니 월드 근처에 있는 허름한 모텔 '매직캐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무니가 살고 있는 모텔은 선명한 보라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보라색은 슬픔을 담고 있다"라는 표현처럼, 이 영화의 보라색은 꿈과 희망의 상징인 디즈니 월드와 대조되는 빈곤과 현실의 슬픔을 표현합니다.




색은 영화에서 단순한 시각적 요소를 넘어, 감정과 주제를 전달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무지개의 일곱 가지 색깔이 각각의 영화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감상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색의 언어는 감독들이 관객과 소통하는 강력한 수단이며, 영화 예술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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