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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킴 Feb 16. 2023

교사와 마케터의 공통점?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이야기

교사를 하시다가 마케터를 하고 계신 분은 국내에서 찾아보자면 몇 명이나 있을까요? 은근히 계실 것 같기도 하네요. 조금 더 줄여볼까요? 전 체육교사, 현 메타버스 마케터, 유튜브 크리에이터인데 글도 쓴다. 이 정도면 없겠죠?(순 억지..) 제가 교사 생활을 그만두고 새 도전을 시작할 때 들었던 생각은, 이 업계에서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자! 였습니다. 그래서, 저만의 차별점을 찾기 시작했죠. 교사 출신이라는 타이틀은 참 많은 걸 가능하게 했습니다. 물론, ‘교사 출신’이라는 편견 또한 존재했습니다. 학교라는 곳을 본인의 경험에 빗대어 생각했기 때문이죠. 요즘 교사들은 정말 다릅니다. 아니, 달라야 살아남습니다. 마치, 지금의 우리와 같죠(또르륵..)



어느 집단이나 사람들이 모여있으면 조직의 특성은 똑같습니다. 돌아이 보존의 법칙, 2대 8의 법칙 같은 것들이죠. 하지만 그런 공통적인 요소 말고 차이점을 이야기해 보자면 교사는 공무원 / 준공무원이기 때문에 연 1회 S/A/B 등급으로 평가받는 성과급제도를 제외하면 내가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쏟든지 호봉에 따라서 일정금액 연봉이 자동으로 올라갑니다. 반면, 회사원은 다르죠. 하는 만큼 오릅니다.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 위기만 없다면 말이죠(눈물이..)


교사와 마케터는 극명한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근무형태'에 있어서는 말이죠. 그치만, 그 내면으로 들어가 보면 마케터와의 공통점이 명확히 보입니다.



그래서 뭐가 같다는 건데?


교사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하루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학생들과의 기싸움에서 밀리는 것입니다. 그 기싸움의 승기를 잡는 것은 교사의 압도적인 수업 역량 혹은 학생들을 다룰 줄 아는 리더십 역량입니다.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언터쳐블한 교사도 존재하죠. 그 두 가지가 없어도 아이들과 엄청나게 좋은 래포를 형성하는 교사도 있습니다. 여러분도 학창 시절에 학교에서 가장 트렌디한 선생님과 가장 가깝지 않았나요? 나의 학교 선생님이 나와 인친, 페친을 맺고 DM을 주고받고 싸이월드, 본디 일촌도 맺는다면? 혹은 정말 자연스럽게 완벽한 급식체를 구사한다면? 청소년과의 래포 형성은 어려운 기싸움 없이도 완벽한 수업을 만들어갈 수 있죠.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역량입니다)


마케터가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마케터는 쉬지 않고 자신의 업계 트렌드를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왜? 왜 본디가 인기가 많은 거야? 왜 공사장 같은 인스타그래머블 카페에 줄을 서는 거야? 그 질문들은 결국 고객을 향해야 합니다. 답을 내려야 하는 위치는 언제나 그 행동을 하는 고객의 심리여야 하죠. 마케터는 그래서 결국 ‘저 인간들은 왜?’라는 인간심리까지 도달해야 합니다. ‘어휴 나는 사람들이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 가네’ 하고 호기심의 문을 닫아버리는 순간 마케터로서의 수명은 끝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내가 속해있는 학교의 학생들 특징 잘 보면 정답이 보입니다. 우리 학교의 학생들은 어떤 가정환경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학교에 올까? 나에게 기대하는 것을 뭘까? 올해 내 수업에 들어온 3반 김학생은 내가 어떻게 이야기할 때 성장할까? 고객에 대한 호기심이 없으면 고객은 나를 떠납니다. 마찬가지로, 교사도 학생들에 대한 호기심이 끝나는 순간 참 교사로서의 수명은 끝입니다. 교실의 모든 아이들이 나를 무시하고 잠을 잔다면 그것만큼 지옥도 없을 겁니다. 마치, 무슨 짓을 해도 아무도 사지 않을 상품을 죽어라 마케팅하고 있는 마케터와 같겠죠.


트렌드와 마케팅 문법, 그리고 세상 모든 흐름의 중심에 있는 고객의 심리에 대해 쉬지 않고 호기심을 가져야 하는 마케터, 매년 수백 명에 달하는 학생의 각기 다른 수준과 취향에 맞춘 개별화 교육에 대한 연구와 함께 트렌디함에 대한 호기심까지 갖추어야 하는 교사 그 둘은 참으로도 많이 닮아 있습니다.




요즘 학교 현장은 생각보다 정말 많은 교사들이 학교만이 제공할 수 있는 유형에서 최상의 학습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교사의 노력이 아름다운 것은 그 노력이 성과보다는 자신과 아이들의 성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죠.


초짜 마케터로서 여러 가지 일을 경험해보다 보니, 교사와 닮은 점이 참 많습니다. 누가 더 대단하다 할 것 없이 멈추지 않고 트렌디해야 하며, 끊임없이 호기심과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내 콘텐츠를 즐길 고객과, 내 수업에 집중할 학생은 같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교사와 마케터 이야기는 이 짧은 글에 담기가 매우 어려우면서도 재미가 있어서 생각이 날 때마다 자주 써둬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 체육교사 현 메타버스 김프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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