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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를로스 안 Sep 27. 2022

SUPER 변태

글감 : 반대

회사 선배에게 J리더에 대한 날이 선 이야기를 했다.


“J리더는 에너지 뱀파이어 같아요. 미팅에 들어갔다 나오면 몸의 에너지가 다 빠져버려요.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거 같아요. 아마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고, 앞만 보고, 위만 보고 살아온 거 같아요. “




선배는 내 이야기를 듣다가 웃으며 나를 반골이라 했다. 나는 반골이라 인정했다. 단, 내가 반골인 대상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거나 무시하는 사람”임을 확실히 했다.


선배는 장난으로 가끔 사람들 앞에서 나를 반골이라 했다. 선배의 반골이라는 말이 좋으면서 싫었다.


좋았던 점은 어릴 때부터 착하다는 말을 듣고, 착하다는 족쇄 때문에 자주 원하지 않게 착하게 살아왔는데 반골이라니, 이 얼마나 황홀한 훈장인가. 좀 못돼게 살아도 될 거 같아, 착한 사람에서 해방된 기분이었다.


싫은 점은 선배의 반골이라는 말이, 앞으로 나의 말들에 꼬리표처럼 붙어서 나의 의견을 “반대를 위한 반대”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절대 완벽히   없는 인생이라는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키워드를 정하라고 하면 빠트릴  없는 것이 모순과 역설이다.


모순과 역설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친숙한 변태부터 만나보자.


선배의 반골이라는 말을 싫어하면서 좋아하는 나를 보고 변태스럽다 한다면, 맞다. 인정한다.


변태의 종류가 다양하나 대표적으로 사디스트(때리면서 흥분하는 타입)와 마조키스트(맞으면서 흥분하는 타입)가 있는 데, 난 둘 다 좋아하는 거 보니 확실히 SUPER 변태가 맞는 거 같다.


반골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것은 나빠지고 싶다는 사디스트의 선언이자, 나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받는 거에 무의식적으로 흥분하는 나는 SHY 마조키스트다.


선배의 반골이라는 말을 좋아하면서도 싫어한다는 말은 또한 모순(창과 방패)이다. 중국 초나라 상인이 창과 방패를 팔면서, 세상에 그 어떤 창도 뚫을 수 없는 방패와 세상에 그 어떤 방패도 막을 수 없는 창을 판다고 드립을 치다가 조롱을 당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나는 초나라 상인만큼 어리석지 않다.


내 말 그 자체는 모순이지만, 그 이유를 들어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것이다. 역설이다. 언뜻 보면 말이 안 되는 거(모순) 같은데, 자세히 들어보면 그 안에 숨은 진실 또는 이해가 되는 것이 역설이다.


삶은 이런 모순과 역설로 점철되어 있고, 모순과 역설을 이해하는 사람이 변태라고 말한다면 분명 지나친 자기 합리화일까?


하지만 내 사랑의 역사가 그걸 증명한다. 사랑하는 그녀들 앞에서 내 모든 걸 바치며 착한 남자 친구가 되었는데, 그녀들은 나를 느낄 수 없다고, 미안하다며 떠나갔다.


반대로 변태가 되어 그녀들에게 나쁘게 굴 때마다 그녀들은 나라는 존재를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나에게 환호했다. 아니 환호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환장했다.

이 얼마나 모순인가. 언뜻 보면 나쁜 파트너에 환호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조금 더 들어가 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 역설이 존재한다. 끊임없이 배려하고 맞추는 사람들에게 사람들은 신기하리만큼 관심이 없고, 가끔 고맙다는 영혼 없는 말 한마디로 퉁친다. 반면에 우리는 나에게 비판적인 사람들에게 많은 에너지를 쓰고 신경이 곤두서다가, 가끔 그들의 예상치 못한 호의에 반전 매력을 느낀다.


인간은 인생의 사건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실감해야만, 진실로 산다고 느낀다. 고급스럽게 말한다면, 실존한다고 하겠다. 모순은 우리의 삶에 사건을 만들고, 역설은 사건 후의 우리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모순을 뛰어넘어 역설을 이해한다면 변태가 될 수 있다. 변태가 되면 공격을 할 때에도 수비를 할 때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변태가 되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고 들지 않는가?


우리 함께 세상의 정의는 SUPER MAN에게 맡기고, 매력이 철철 넘치는 SUPER 변태가 되자.

#사악한 슈퍼맨#슈퍼 변태#모순과 역설#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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