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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근 Mar 21. 2021

어휘력을 늘리는 네 가지 방법

요 며칠 동안 글의 초안을 쓰면서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을 알았어요. 저는 글을 쓰면서 같은 표현을 수시로 사용했어요. '너무', '진짜', '특히', '좀', '많이', '일단', '근데'와 같은 부사를 자주 썼어요. 제가 말을 할 때 이런 부사를 종종 쓰거든요. 그래서 글을 쓸 때도 빈번하게 출몰해요.


누구나 고유의 목소리, 말 빠르기, 그리고 ‘말버릇’이 있어요. 사람마다 수시로 구사하는 표현은 다를지언정 자기도 모르게 반복하는 건 비슷해요. 퇴고하면서 되풀이되는 부사와 단어를 같은 뉘앙스를 전달하는 다른 부사와 단어로 교체했어요.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해 애를 쓴 적이 많아요.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지만 내 감정을 완벽히 글로 옮기는 건 참 어려워요.


글은 말과 달라요. 내 표정, 기분, 목소리의 높이와 강약을 옮길 수 없죠. 그럼에도 읽는 사람마다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해야 좋은 글이에요. '1 + 1 = 2'처럼 모두 똑같은 해석을 할 수 있는 글을 쓰려면 상황에 맞는 단어와 동사를 조합해서 문장을 만들어야 해요. 어휘를 많이 알수록 내 생각을 상황에 맞게 표현할 수 있죠.


오늘은 어휘력을 늘리는 네 가지 방법을 추천해 드려요. 제 경험담이니 괜찮다 싶은 방법은 본인에게 맞게 활용해 보세요. ^^




1. 책은 1타 강사입니다.


어휘를 늘리는 데 책 읽기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어요.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어휘를 익히는 게 가장 좋아요.


책에 담긴 문장은 한 번에 쓰인 글이 아니에요. 저자는 여러 번 퇴고를 거쳐 깨끗하게 다듬은 문장만 책에 담아요. 같은 단어의 나열을 피하고 어색한 문맥을 바로잡죠. 출판사의 편집자는 이 원고를 또다시 정돈해요. 이런 수고를 거쳤기에, 책을 읽으면 좋은 문장, 좋은 어휘를 마주할 수밖에 없어요.


새로운 어휘를 맘껏 배우고 싶다면 소설을 추천합니다. 소설은 인물의 행동을 실감 나게 묘사하기 때문에 그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는 어휘를 만날 가능성이 커요. 물론 꼭 소설이 아니더라도 모든 책은 어휘력 증진에 도움이 됩니다.



2. 국어사전을 옆구리에 끼세요.


글을 쓸 때 국어사전을 참고하면 좋아요. 국어사전에서 단어를 검색하면 동의어와 반의어가 함께 나와요. 예를 들어 '생각'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뒤 스크롤을 내리면 '사고, 구상, 각오, 심경, 의향‘ 등 비슷한 뜻을 가진 단어가 보여요.


자주 쓰는 단어를 다른 단어로 바꿔 보세요. 처음에 썼던 단어와 유사한 단어를 찾았다면 교체하세요. 글맛도 살고 새로운 단어와 친숙해질 수 있어요. 설령 더 나은 단어를 찾지 못했더라도 머릿속 어휘의 양을 늘릴 수 있어요.

국어사전은 어휘의 창고입니다.


3. 어휘를 외고, 어휘 메모장을 만들어 보세요.


책을 읽으면서 신선한 자극을 주는 단어를 만났다면 입으로 5번 정도 외세요. 고개도 천천히 한두 번 끄덕이세요. 책에서 나오는 단어가 아는 단어라고 해서 바로 입으로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아는 것과 말할 수 있는 것, 쓸 수 있는 것은 달라요. 여러 번 되뇌며 두뇌에 각인시키세요.


좋은 단어를 찾았다면 어휘 메모장에 기록해 보세요. 어휘와 함께 예문도 남겨보세요. 직접 메모하면서 남의 어휘를 내 어휘로 만들어 보세요. 그리고 글을 쓰기 전에 메모장을 열어 보세요.



4. 실전! 새로운 어휘를 포함해 글을 쓰세요.


머릿속에 다양한 어휘를 입력했다면 이제 출력해야 할 시간이에요. 내가 쓰려는 글의 주제에 맞춰 평상시 쓰지 않는 단어를 끼워 넣어보세요. 새로운 어휘를 '쓰는' 순간 온전히 내 어휘가 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어요.


소설가 김훈의 ≪연필로 쓰기≫에는 ‘아이들이 와글거린다’라는 표현이 나와요. ‘와글거리다’는 순수한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동사라고 생각했어요.


지난번 글을 쓸 때 이 표현을 그대로 옮겼어요.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와글거리는 소리도 정겹게 들립니다.’라고 썼죠. 어색했던 ‘와글거리다’가 그 순간 내 어휘가 되었어요.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글을 쓰면서 블록 쌓듯 어휘 끼워 맞추기 놀이를 해보세요. 서먹했던 어휘가 친근해질 거예요.




마치며


어떤 것이든 배움의 과정은 모두 같아요.

이론을 공부한 다음, 여러 번 실천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해요.


실천하지 않는 이론은 공허해요. 실천이 뒤따라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어요.

어휘의 폭을 넓히는 방법 중 으뜸은 글쓰기예요. 스쳐 지나가는 문장 속에서 마음에 드는 어휘를 발견했다면 놓치지 말고 기록하고 써보시기 바랍니다. 글과 함께 내 생각도 풍요로워질 거예요.



마지막으로 어휘력 늘리는 네 가지 방법을 요약할게요.


1. 책을 읽는다.

2. 사전을 본다.

3. 어휘를 메모한다.

4. 새로운 어휘를 글쓰기에 접목한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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