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 쓰기는 글쓰기를 어렵게 만드는 첫 번째 허들이자 가장 높은 허들이에요. 어떤 글을 쓰던지 첫 문장을 쓰는 게 제일 어려워요. 항상 그래요. 책의 꼭지, 포스팅, 보고서, 이메일 모두 마찬가지예요.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하면 탄력이 붙어요. 내가 글을 쓰는 건지, 글이 나를 쓰는 건지 모를 정도로 순조롭게 글을 쓰게 되는데, 늘 시작이 어려워요. 거꾸로 말해 첫 문장의 고비만 넘기면 오늘 쓰려는 글의 절반은 이미 완성한 거나 다름없어요.
어제는 유독 첫 문장 쓰는 게 힘들었어요. 10분 넘게 새하얀 바탕을 쳐다봤어요. 이리 쓰고 저리 썼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쓰고 지우고, 다시 쓰기를 반복했어요. 날마다 글을 써도 첫 문장 쓰기는 여전히 어려워요.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두 가지 팁을 소개해요.
글쓰기는 크게 초고 쓰기와 퇴고로 나누어져요. 저는 초고 쓸 때는 속도에 치중해요. 의식의 흐름대로, 손이 가는 대로 글을 쓰면서 목표한 분량을 빠르게 채우는 방식을 선호해요. 초고를 쓴 다음 퇴고할 때 글을 가다듬어요.
이 방법을 첫 문장 쓰기에도 적용하면 어떨까요? 처음에는 아무 말이나 생각나는 대로 쓰는 거예요. 훌륭하지 않아도, 마음에 들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고 싶은 말을 짧게 써보세요. 어쩌면 그게 가장 좋은 첫 문장일지도 몰라요. 가벼운 마음으로 첫 문장을 적어보세요.
볼품없는 첫 문장은 퇴고할 때 가꿀 수 있어요. 게다가 글을 쓰다 보면 좋은 생각이 떠오를 때도 있어요. 그럼 글을 쓰는 도중에 첫 문장을 다시 수정하면 돼요.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는다면 그대로 둬도 괜찮아요. 첫 문장을 못 써서 글을 안 쓰는 것보다 첫 문장이 이상하더라도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게 나아요.
서론, 본론, 결론 순서대로 글을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쓰고 싶은 주제가 있는데 도입부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본론부터 써도 좋아요. 고정관념은 글쓰기를 방해하는 장애물이에요. 순서대로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첫 문장 쓰기를 어렵게 만들어요. 글 전체의 핵심 내용, 주장하고 싶은 것을 먼저 써보세요.
저는 심지어 결론부터 쓴 적도 있어요. 근사한 문장이 떠올라서 마지막 문장을 먼저 썼어요. 그리고 결론을 고려하면서 서론과 본론을 채웠어요. 글쓰기에 정답은 없어요. 어제와 오늘 다른 방식으로 글을 써도 괜찮아요. 나만의 스타일로 글을 써보세요.
어떤 일이든 시작이 제일 어려워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글쓰기도 첫 문장 쓰기가 반이에요. 첫 문장을 쓰면 두세 번째 문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와요.
비행기는 이륙할 때 연료의 절반을 소모해요. 한 번 날아오른 다음에는 적은 에너지로도 하늘을 날 수 있어요.
정지 마찰력은 운동 마찰력보다 커요. 처음 움직이기가 어려울 뿐, 움직이기 시작하면 작은 힘으로도 계속 밀어붙일 수 있어요.
첫 문장을 완벽하게 써야 한다는 생각은 글쓰기를 부담스럽게 만들어요.
오늘 하루는 부담을 내려놓으세요.
첫 문장을 쓰면 다 썼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