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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깨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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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래로 Oct 03. 2021

유언장

절 삽과 함께 묻어주세요

그 누구든 여기 저를 보러 오시거든

제 묘지 위에 꽃 대신 흙을 뿌려주세요

망각의 평지 위에 의아함으로

누구든 갸우뚱 고개를 내저을만한 바로

그런 평평한 무덤을 만들어주세요

감히 주제에 부탁드립니다만


절 바람과 함께 덮어주세요

쓰레기와 함께 춤을 출 수 있도록

먼지가 나뒹구는 풍경에 놓여진 

허물어진 책상의 존재처럼 그런 안락함으로

그대는 이곳저곳에서 담배를 피워주세요

그리고 담뱃재를 털어버리듯 떠나 주세요

그 길에 한숨과 함께 손에 애매한 꽁초를

휘 던져버리시고 온통 홀가분하게

그대는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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