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4
많은 사람들이 "이성적인" 것의 반댓말을 "감성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항상 이 구조에 대해 의아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감성적인 것이 딱히 이성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바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이성적인 사람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감성적인 이라는 단어에 알게 모르게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하지만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면 감성적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것은 좀 억울한 일이다. 애초에 이 단어가 그런 인식을 갖게 된 데에는 감성적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 때문이 아니라 이 단어의 의미를 이성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인지했기 때문이다.
이성적인 것과 반대되는 말은 감성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직관적인 것에 가깝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직관적인 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이 내포되어 있지 않다. 아인슈타인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이성적인 마음은 하인이다. 반면에 직관적인 마음은 신성한 선물이다. 우리가 창조한 사회는 하인을 섬기느라 선물을 잊어버렸다.
- 알베르토 아인슈타인
인간의 내면은 여러가지의 레이어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깊은 곳 그리고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다양한 단어로 불리는데 누군가는 이를 영감 또는 직관이라고 부르고, 불교에서는 이를 지혜라고 부르며, 여러 자기계발 서적에서는 이를 내면의 목소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것을 감싸고 있는 것은 자아인데 이 놈이 던지는 질문과 요구가 매우 요란해서 가장 깊은 곳 그리고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자기만의 나침반이 하는 소리를 듣기가 쉽지 않다.
자아의 소리가 가장 시끄러운 이유는 이성을 강력한 도구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아의 소리가 가장 이성적이라고 생각될 순 있지만 우리가 깨달아야 되는 것은 이성적인 것과 현명한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현명한 것은 이성적인 것으로만 이루어지는게 아니다.
자아가 강한 사람은 갈등에 끌리고, 불안과 불행에 가장 기민하게 반응하고 집중한다. 하지만 직관, 내면의 목소리는 그보다 더 현명하다.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이성에 반한다는 의미라고 이해했다면 잘못 이해한 것이다. 오히려 그 안에 깃들어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자아가 아닌 그보다 더 큰 부분, 가장 깊은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소리에 접근한다면 이성적으로만 내려진 결론보다 더 분명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