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Insight
By Dongri
CJ E&M MEZZOMEDIA 미디어사업국장
글쓴이가 근무 중인 Top-Tier 온라인 미디어렙"메조미디어(MEZZOMEDIA)"의 mezzo는 '중간의~, 절반의~'라는 뜻의 접두어이다. 흔히 알고 있는, 메조소프라노(mezzo-soprano)의 그 mezzo와 같다. 이런 의미로 메조미디어를 풀이해보면 '미디어 비즈니스의 중간자'라는 의미가 된다. 왜 이런 회사 이름을 짓게 되었을까? 이왕이면 BEST MEDIA나 TOP MEDIA가 더 원대한 포부가 느껴질 듯한데... 그 이유는 메조미디어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 17년 전, 1999년도로 거슬러 올라가면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대한민국 디지털 광고는 온라인 광고로부터 시작되었고, 온라인 광고의 중심에는 포털 서비스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포털 서비스는 '1997년 야후! 코리아'가 첫 포문을 열었다. 같은 해에 지금은 '카카오'로 합쳐진 '다음 커뮤니케이션'이 한메일(hanmail) 서비스를 출시했고, 2년 후인 1999년에는 카페(Café)를시작했다. 그리고 1999년 7월, 한메일과 카페를 주력으로 한 포털 서비스 'DAUM'을 출범했다. 대한민국 인터넷 서비스를 대표하는 'NAVER'도 1999년 6월에 '검색 포털'을 표방하며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외에도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드림위즈와 엠파스, 프리챌 등도 같은 해 서비스를 오픈했다. 그즈음은 라이코스 코리아, 네띠앙, 인티즌, MSN 등 포털들의 난립이 시작된 시기였다. 메조미디어는 1998년 '24/7미디어'라는 명칭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세상'이 그려준 희망찬 미래는, 온라인 포털에게 쉼 없이 분비되는 아드레날린과 같았다. 변화에 희망을 더한 많은 투자들이 이뤄졌고, 열정에 카피를 더한 수많은 –그러나 상당수가 거의 흡사한– 서비스들이 탄생했다. 포털 외에도 수많은 웹 사이트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났고, 더불어 웹 사이트의 광고 지면(인벤토리)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예정된 수순처럼, 인터넷 세상에 환호하던 네티즌들이 모이는 곳엔 '온라인 광고'가 있었다. 대부분 PC웹 기반의 정형화된 서비스들이었기에, 광고 집행의 프로세스는 아래 그림과 같이 단순하고 명확했다.
당시 온라인 광고의 주목적은 '브랜드 노출'이었다.
DA(Display Ads)라 통칭되는, 소위 '배너광고'가 보편적인 광고의 방법이었고, 과금 방식 역시 노출에 기반한 CPM(Cost per mille) 방식의 과금제로 운영되었다. 따라서, 온라인 광고는 다수의 대중에게 광고주의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이런 이유로 고정형 JPG 배너에서 컷이 바뀌는 Animation GIF 배너로, 자연스럽게 커졌다 작아지는 Flash 배너로, 페이지가 열리면서 영상이 움직이는 FX 배너로... 다양한 소재의 변화를 앞세우며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열중했다.
시장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고대행사는 목적 그대로 광고기획 및 전략 수립, 제작 대행 등에 온 힘을 쏟았다. 그러나 시장이 성장할수록 매체(당시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Online-Media)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대응해 줄 역할이 필요했다. 예를 들면, 서비스의 특성이나 종류에 따른 인벤토리와 노출 형태를 파악해서 대행사에게 제안하고 매체와 연결하는 역할이었다.
이런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바로 미디어렙 비즈니스였고, 이렇게 탄생한 우리나라 최초의 온라인 미디어렙이 바로 지금의 'MEZZOMEDIA'이다. 광고주와 매체 사이에서 중간자적 역할을 전담하는 것이 당시 온라인 미디어렙의 역할이었기에, '메조미디어'는 2000년대 초반 당시 미디어렙 업무에 가장 충실하고자 했던 네이밍이었다. 그 네이밍이 현재에 이르러서는 대한민국 미디어렙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잠깐!!
메조미디어의 전신은 1998년 설립된 '24/7미디어'로, 차이나닷컴과 오리콤, BBDO의 공동투자로 설립된 글로벌 지분 회사였습니다. 이 회사가 '메조마케팅'이라는 사명변경에 이어 최종 메조미디어로 변경된 해는 2004년 12월임을 밝힙니다.
17년 뒤인 2016년으로 돌아와, 지금의 디지털 광고시장을 표현한 대표적인 그림을 살펴보자.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대단히 복잡해졌다.
앞서 '광고주(Advertisers)'와 '매체(Perblisher)'의 사이에 '대행사'와 '미디어렙'으로 연결되었던 직접적이고 단순한 구조가, 위의 그림에서는 '광고주'로 시작해 '고객(Users)'으로 끝나는 구조로 재편되었다. 이제 '매체'는 고객의 앞단에서, 일부 공간만을 확보하는 수준으로 축소되었다. 즉, 현재 시장구조는 '광고주'와 '고객' 사이의 '중간자'가 할 일들이 대단히 다양해졌다. 점차 다양해지고 파편화되는 오늘날 매체의 특성상, 중간자적 역할 또한 세분화되고 전문적인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변화에 대한 이유를 찾기 위해, 다시 17년 전의 온라인 시대로 돌아가 보자.
앞서 언급한 포털 서비스의 난립은 2003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면서 본격적으로 명암이 갈리게 된다.
이 '새로운 변화'는 검색광고의 출현이다. 2003년 오버추어 코리아는 상위 포털들과 검색광고 계약을 맺고, 검색 결과 상단에 자사의 "스폰서링크"광고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광고주들은 오버추어의 "스폰서링크" 상품을 통해 국내 대다수의 포털에 자사의 광고를 노출하게 되었고, 이는 빠른 속도로 전파되면서 불과 몇 년 안에 '검색광고의 시대'가 열렸다.
당시 포털의 웹사이트 등록 절차는 상당히 불편했다. 특히 각 포털마다 개별적인 등록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은 포털의 검색 운영 정책에 따라 결과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어 상당히 까다로운 일이었다. 반면 오버추어 검색광고는 소위 '한 방에 다 되는' 혁신적인 편리함을 제공했다. 또, 매체 중심이 아닌 사용자 중심의 시스템을 경험하게 되었다. 광고주는 사전에 충전한 예산(광고비)만 있다면 희망 키워드(문구)와 순위를 지정, 입찰(bidding)하는 방식으로 광고 키워드를 구매할 수 있었다. 이어 몇 가지 노출 조건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광고가 On/Off 되는, 광고주 중심의 시스템이었다.
이러한 편리함을 통해 광고주들이 자연스럽게 검색광고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당연히 검색 쿼리(query, 여기서는 일반적인 '검색 행위')가 많은 포털에서 오버추어 검색 결과 노출(=광고수익)이 많아졌다. 카페와 커뮤니티를 지향했던 다음/프리챌이나, 메신저를 통해 트래픽을 모았던 MSN/드림위즈보다 소위 '검색 포털'이라 불렸던 네이버, 야후, 엠파스가 월등하게 높은 검색 트래픽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중에서도 단일 매체로 검색 트래픽이 높은 네이버를 선호하는 광고주가 많아졌다.
네이버는 2003년 '지식in'을 앞세워 타 포털들과의 차별화를 선언했고, 동년 5월 지식in의 누적 질문이 100만 개를 돌파하면서 검색 포털로써의 입지를 굳혔다. 기사에 따르면, 당시 네이버가 지식in을 통해 얻은 페이지뷰는 월 16억 회에 달한다. 동시에 '검색'과 관련한 콘텐츠(인물검색, 실시간 검색어 등)를 발굴, 제공하면서 검색이 곧 PC웹을 대표하는 트렌드임을 제시했다. 이후 많은 포털들이 네이버와 유사한 검색 전략을 따랐으나, 전세의 역전엔 실패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네이버는 포털 비즈니스 최고의 수익모델인 '검색광고'에서 승기를 잡았고, 이후 10년 이상 대한민국 인터넷 서비스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더불어 검색광고는 대한민국 온라인 광고의 대표적인 수익모델로 한 획을 긋게 된다.
이렇듯, 오버추어 코리아를 통해 각 포털의 주요 수익모델이 된 검색광고의 출현과 성장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한민국 광고시장의 플레이어들은 많은 것들을 깨달았다.
성공한 대다수의 서비스가 그렇듯이, 오버추어의 검색광고는 기존 광고 집행 프로세스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광고주의 니즈를 충족한 상품개발은 검색광고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오버추어는 미디어렙 비즈니스의 또 따른 역할을 각인시켜 주었다. 당시 광고 집행 프로세스로 볼 때 오버추어의 역할은 광고주와 매체 사이를 플랫폼으로 견인한 미디어렙이었다. 다만, 전통적인 미디어렙이 AD-Server의 운용을 통해 광고주와 매체 간의 직접적이고 빠른 소통을 이루어주던 역할이었다면, 오버추어는 자동화된 검색광고 플랫폼을 통해 시장에서의 위치를 스스로 장악한 미디어렙이었다고 할 수 있다.
또, 오버추어 검색광고는 플랫폼에서 운영의 중요성을 크게 부각시켰다. 광고 집행의 효율을 높인다는 것은 (단순하게 정의하자면)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광고비를 집행하고, 노출과 클릭을 더 많이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효율 관리는 온라인 광고시장의 형성 이후 끊임없이 계속되어 온 화두였다. 물론 DA 광고 역시 캠페인마다 결과를 분석하고, 분석한 내용을 다음 캠페인에 반영하여 보다 개선된 효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렇지만 다양한 매체 지면의, 상이한 광고 소재와 광고 상품의 차이들로 인해 그 분석은 '결과값을 보고 유추하는'수준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검색광고는 달랐다. 집행 매체에 상관없이, 오버추어 플랫폼 내에서의 '키워드'와 '검색 결과'의 연관성(relevance)이라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은 광고주의 운영전략에 따른 효율을 예측하고, 적정한 광고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경험을 이끌어냈다. 검색광고가 "광고 효율"을 최적의 마케팅 목표로 제시하면서, 동일한 플랫폼 내에서 차별화된 운영안을 제시하고 광고 효율을 높였던 대행사들이 광고주의 러브콜을 받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러한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광고주들은 구매전환율, ROI(Return On Investment)와 ROAS(Return On Ads Spending), 키워드 입찰(Bidding) 등의 개념에서부터 시작해 노출 순위 조정, 시간대별 자동입찰, 랜딩페이지 최적화, 키워드별 노출 제한 등의 세부 기능까지도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되었다. 이는 훗날 애드테크 기반의 프로그래매틱 광고를 이해함에 있어, 적어도 프로그래매틱 바잉의 부분이라도 배경지식으로 활용되었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검색광고 비즈니스를 통해 시스템을 통한 광고를 충분히 경험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검색광고 플랫폼을 통해 매출이 조 단위까지 고속으로 성장한 온라인 광고시장을 지켜보면서, 플레이어들은 플랫폼과 소프트웨어가 광고 분야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직접 경험하게 되었다.
그러나, 영원한 승자는 없다고 했던가?
2009년 11월 Apple社의 iPhone이 글로벌 트렌드를 앞세워 한국에 상륙하면서 대한민국에도 모바일 시대가 열렸다. 이렇게 시작된 모바일 시대는 온라인 광고업계에 또 다른 격변을 몰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