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다

by 소향

먹구름이
하늘을 조용히 포장했다

구겨진 오후가
천천히 젖기 시작했다

마음 어디쯤에는
묵은 슬픔이 번지고

사전 예고도 없이
비가 나를 꿰뚫었다

우산은 잃어버렸고
그날의 안부도 더더욱 없었다

그래서일까

하루 종일
내 맘으로만
비가 기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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