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서

by 소향

창밖은 아직
햇살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고
모니터 불빛은
밤새 웅크린 마음을 깨운다

커피 향 속에
숨겨놓은 생각 하나
서랍처럼 조심스레 열어보다가
오늘의 조각들을
천천히 맞춰본다

일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세상도 조용히
나를 기다리는 듯
종이 위 연필심처럼
조금씩 나아간다

햇살은 어느새
문틈에 열기를 토해놓고
시계는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를 부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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