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언제나 같아요

by 소향

나는 여기에 있어요

아주 가깝지만 아주 먼 곳이기도 해요

그래도 여전히 빛나는 것은 윤슬

그곳은 언제나 같아요


숨었던 버들강아지는 머리카락을 들켜요

바람이 펌프질 한 온기에 부풀어 올랐나 봐요

흔들어도 미세먼지는 털어내지 못했는지

세상은 온통 흐린 창문 같아요


옷이 급한 다이어트를 했는지 바람에 날려요

가슴 한가운데 구멍을 내면 방패연이 될까요?

높이 날아올라 빤히 바라볼 수 있도록


도둑처럼 찾아온 봄이 허락한다면

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곳은 언제나 같아요

촉감도 향기도 모양도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여기에 있어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머물러요

계절은 돌고 돌아 제자리를 찾아요

그러니

그곳은 언제나 같아요


서두르지 말아요

그런다고 빨라질 것도 늦어질 것도 없어요

그곳은 언제나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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