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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지 May 20. 2019

모든게 희미해 보이는 밤이야

짙은, <안개>


모든 게 희미해 보이는 밤이야

우린 어둠 속에 숨어 길을 나섰지

산등성이를 따라 올라가는 길

오르면 오를수록 안개는 깊어져


가슴 속에 머무는 풀내음과

어둠 속에 우릴 이끄는 하나의 달

모든 게 완벽해 다 준비돼 있어

도망가기에 좋은 그런 날이지


어디로? 저 너머로

누구와? 우리 둘이

안개 속을 지나서

마을에서 멀어져

누구도 우리에게 질문을 하지 않는

처음 같은 곳으로 도망가기 좋은 날



짙은 안개 속에 들어갔을 때

뭐가 제일 좋았는지 얘기해줄까?

내 눈은 그댈 찾기 위해 빛나고

내 손은 그댈 잡기 위해 존재하는 것


어디로? 저 너머로

누구와? 우리 둘이

안개 속을 지나서

마을에서 멀어져

누구도 우리에게 질문을 하지 않는

처음 같은 곳으로 도망가자 나와 함께


모든 게 희미해 보이는 밤이야

우린 어둠 속에 숨어 길을 나섰지

산등성이를 따라 올라가는 길 

오르면 오를수록 안개는 깊어져



처음 같은 곳으로 떠나가자

처음 같은 곳으로 나와 함께

처음 같은 곳으로 도망가기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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