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무료한 당신에게 건네는 흥미진진한 팟캐스트 이야기
약 2년 만에 이어서 쓰는 '마케팅 어벤저스 팟캐스트'(마어팟) 이야기.
2018년. PD 겸 공동 진행자로 5년 간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에는 청취자분들과 함께 공개방송을 진행했다. 짧은 모집기간 동안, 그리고 마케팅 어벤저스 채널에서만 모집한 탓인지 많이 않은 분들이 오셨다. 하지만 그 덕에 진정한 애청자 분들만 오셨다.
KTX를 타고 대구에서 오신 분도 계셨고 저 멀리 인천에서 찾아오신 분도 계셨다. 혼자 오신 분도 계셨고 곧 결혼할 남자 친구의 손을 잡고 오신 분도 계셨다. 우리가 열었던 공개방송에 매번 오셨던 분도 계시고 친구를 따라 처음 오는 분도 계셨다.
하지만 오신 분들의 대부분이 5년 치 우리 방송을 다 들어주신 분들이었다. 대본도 없이 엉망진창으로 좌충우돌 방송을 하던 때부터 나름의 체계를 갖추고 광고를 갖춰 넣은 지금의 방송까지. 방송을 처음 시작한 2014년부터 꾸준히 들어주신 분도 계셨고, 우리 방송을 들으며 마케팅 공부를 하신다는 분도 계셨다.
1부를 마치고 잠시 쉬던 사이, 찾아주신 분들께 물었다.
저희 방송 들으면서 아쉬운 점 없으세요?
전.. 사실 근황 토크 되게 재미있게 듣고 있었거든요. 근데 안 해서 아쉬워요.
네?
네 맞아요. 저도요.
꽤 오랫동안, 우리 방송 앞쪽에는 멤버들의 근황 토크가 있었다.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길게. 그런데 어느 순간, '잡담이 너무 길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샌가 우리 스스로를 검열하고 우리 이야기를 쳐내고 있었다. 그런데 오래된 청취자분들을 그걸 느끼신 거다. 오래전 우리의 모습을 아쉬워하고 계셨던 거다. 나를 비롯한 우리 멤버들도 근황 토크가 없어진 게 내심 아쉬웠다. 그런데 그걸 알고 계신 거다. 우리만큼이나 우리의 매력을 잘 알고 계신 거였다. 눈물이 날 만큼 감사했다. 우리를 알아주고 계셔서. 우리를 기억해주고 계셔서.
방송을 마치고 근처 술집에서 뒤풀이를 했다. 즐겁게 놀고 취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지려는데 한 청취자 분이 본인이 저녁 식사를 사겠다고 하신다. 그래도 그건 아니다 싶어 마케팅 어벤저스 회비로 내겠다고 했다. 그분은 못 이기는 척 계산을 거두셨다. 그리고 인사를 나누고 헤어진 뒤 문자가 왔다. 저녁을 사려고 작정하고 나왔으나 얼굴을 또 보고 싶어 미루셨다고. 다음번에는 저녁을 살터이니 꼭 불러달라고.
감사하고 고마운 분들. 이런 분들을 만나고 싶었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우리 방송을 오랫동안 지켜주신 분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한 팟캐스트 방송에 이제는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믿고 들으실 수 있는 좋은 방송으로 만들어 나가야겠다. 즐겁고 재미있게.
강혁진
카드회사에서 SNS 채널 기획과 운영, 디지털 광고 캠페인 전략 수립과 실행, 신규사업의 마케팅 수립 그리고 전사 전략 및 비전 수립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지금은 개인과 기업의 문제 해결을 돕는 문제해결 전문가로서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레고 시리어스 플레이 블로그)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No.1 마케팅 전문 팟캐스트 '마케팅 어벤저스' (마케팅 어벤저스 들으러 가기) PD 겸 공동 진행을 담당하고 있다.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 서른'을 운영 중이다. '월간 서른'을 통해 '회사원' 이외에 다양한 삶의 모습을 영위하고 있는 30대들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2018년 1월부터 매월 1회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