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누구의 아내, 아이들의 엄마가 아닌 내 이름으로

또 다른 전쟁터

by 요즘엄마

나는 집순이이면서, 맛있는 걸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하루 종일 정신없이 움직이고,

집안일과 육아로 몸과 마음이 지칠 때에도,

마음 한편에는 늘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작은 소망이 자리 잡고 있었죠.


출근길 엘리베이터 안,

따뜻한 모닝커피를 들고 잠시 창밖을 바라보는 순간, 나는 비로소 나 자신으로 돌아옵니다.


머릿속에는 오늘 점심 메뉴가 가득 차 있고,

오늘은 어떤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을까

상상하며 미소 짓습니다.

그 짧은 순간만으로도 하루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지고, 피로가 살짝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오래 함께 일한 언니들과 친구들은,

서로 마주하면 인사보다 먼저 묻는 말이


“점심 뭐 먹을까?”였습니다.


짧은 수다 속에서 오가는 웃음,

서로 추천하는 메뉴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설렘은,

직장인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행복이었죠.


그 시간만큼은 누구의 아내도,

아이들의 엄마도 아닌,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집에서 쌓인 피로와 걱정,

아이들에 대한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오직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

짧은 점심 한 끼, 커피 한 잔, 그리고 함께 웃는 친구들의 말 한마디가, 하루를 버티게 하는 나만의 작은 전쟁터에서의 승리였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면 다시 엄마이자 아내로서의

역할로 돌아가야 하지만, 그 짧은 순간 속에서

나는 또 다른 나를 만났습니다.


그 순간이 있었기에, 내 이름으로

불리며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힘껏

견딜 수 있었던 것이죠.


"작은 행복이 모여 큰 힘이 되고,

나는 오늘도 그 행복을 좇아 출근길을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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