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영통구 청명마을에 위치한 단오어린이공원, 늦은 오후.
나무 아래에 한 소녀가 앉아 있었다. 등교를 마친 아이들이 하나둘씩 공원을 지나가고, 공터에서 공을 차던 아이들 소리도 멀어졌다. 소녀는 아무도 보지 않는 순간을 기다려 이 자리에 온 듯 보였다.
흙바닥 위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소녀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 흙바닥에 번져가는 눈물 자국. 아직 가시지 않은 울음이 흙에 스며들었다.
소녀의 이름은 지윤, 초등학교 6학년.
오늘도 학교에서 '왕따'라는 이름으로 조용히 밀려났고, 급식시간엔 아무도 마주 앉지 않았다.
가방을 짊어진 채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 공원의 나무가 자신을 부른 것 같아 발걸음을 멈췄다.
그 나무, 공원 한가운데 홀로 우뚝 선 거대한 느티나무. 사람들은 이 나무를 '500년 보호수'라고 부른다. 하지만 지윤은 어릴 적 할머니에게 들은 전설을 기억하고 있었다.
"너무 힘들일이 있거나 어떤 기억을 지우고 싶을 땐, 그 나무에 가 보렴. 달빛이 드리우는 시간, 마녀가 너의 속 이야기를 들어줄 거란다."
그 순간, 바람이 흔들렸다. 멀쩡하던 나뭇잎 사이로 갑자기 벚꽃 잎 하나가 사뿐히 떨어졌다. 여름인데, 벚꽃?
지윤은 고개를 들어 올려다봤다. 푸르른 잎사귀 사이, 분홍빛이 은은히 스며 있었다.
"왜 울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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