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 변신

필독서라고 듣고 듣던 "변신"을 드디어 읽었다.

by 보통의 날

좀 지났지만, 얼마 전에 그런 챌린지가 유행했었다. 부모님에게 또는 친한 친구에게 “자고 일어났더니 내가 바퀴벌레로 변해있으면 어떻게 할 거야?"라는 질문을 하고 어떤 대답을 하는지 반응을 보는 것이었다. 여러 영상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딸이 엄마에게 질문을 던졌고, 엄마는 무심하게 “너면 그냥 키워야지 뭐”라고 답하는 음성이었다.


내가 갑자기 거대한 벌레가 되어버렸다면 우리 부모님은 어떻게 반응할까 상상하게 되었다. 어떻게든 내가 다시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실 것 같았다. 내가 의사표현을 할 수 없을 때에도 노후를 지켜줄 재산을 소진해 가면서, 삶이 어려워지면서도 사람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하면서 눈물이 살짝 고였다. 생각이 거기까지 뻗어가면서 나는 내가 벌레가 되어 의식이 남아있다면 부모님의 삶이 피폐해지기 전에 빠르게 집 안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가 물에 빠져야지라고 생각했다. 내가 벌레로 살 자신도 없으며, 최악의 상황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싶을 것 같았다.

벌레가 된다는 것은 사회적, 경제적 능력, 스스로 살아갈 능력을 상실하고, 숨겨야 하는 것, 혐오스러운 것 그럼에도 가족들에겐 책임져야 한다는 죄책감을 가지게 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이를 어쩌면, 치매 같은 뇌질환이나 만성질환에 시달리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다른 사람의 보살핌이 필요해지고, 누군가에게는 피하고 싶은 존재가 되어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변신의 그레고르는 벌레가 되기 전, 가족의 빚을 갚고 생활비를 벌고, 여동생을 음악원에 보내기 위해 가장으로서 밤낮없이 일에 매진했다. 한순간 벌레가 되면서 가족들은 슬퍼했고, 절망하고, 안타까워했지만 점점 혐오하고, 귀찮아하고, 사라지길 원했다. 마침내 벌레가 된 그레고르가 죽으면서 일종의 해방감과 평화로움을 느끼기도 했다. 내 주변의 어른들은 그레고르처럼 가족의 생활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해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이 나이 들었을 때, 내가 느끼는 감정도 책 속의 가족들과 같을까 싶어 겁이 났다.


이 책의 서사를 통해 나는 크게 두 가지 고민거리를 찾았다.


첫 번째는 나의 우선순위와 결핍이었다. 같은 책을 읽고, 같은 그림을 보고, 같은 영상을 보더라도 개개인은 느끼는 바와 중요하게 여기는 바가 다르다. 나는 그 가장 큰 이유가 개인이 느끼는 가치에 대한 우선순위와 결핍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벌레가 되었을 때를 상상하면서 나는 나의 결핍과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금 느꼈다. 부모님이 재산을 소진하면서 나를 지켜줄 것이라고 상상하면서 경제적 가치를 높게 평가했고, 다시 나를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해결과 가족과의 신뢰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벌레가 되었을 때 사라질 생각부터 하는 것을 보면 나는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상실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두 번째는 내가 경제적, 사회적 능력을 상실했을 때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였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지금보다는 경제적 사회적 능력이 사라질 것이다. 최근에 내가 실직을 하게 되면서 나 자신이 굳게 믿고 자신해 왔던 직업적 능력이 흔들렸다. 내가 겪었던 어떤 일보다도 내 심리 상태가 흔들렸고, 불안이 나를 찾아왔다. 지금은 젊고 더 좋은 직장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확신과 희망, 그리고 대학원을 꾸준히 다니고 있다는 소속감, 옆에서 힘을 불어넣어 주는 부모님과 친구, 그리고 건강보험을 넣어주는 안정적인 오빠가 있어 버틸 수 있지만 점점 노쇠해 갈 때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어떻게 하면 사회적 능력을 상실했을 때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