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사유들

by 민해경

수많은 학파개념들은 그 무언가에 기초한다. 그 학파개념은 사회과학부터 공학, 자연과학까지 현존하는 학문들을 포괄하는 개념이며, 인간에 의해 절대적이지 않은 것으로 규정된 개념이기에 학문은 생존한다. 철학은 지금까지 그 학파개념들의 토대, 즉 세계개념이라는 지위를 스스로 부여했다. 불행히도, 그 세계개념은 그 지위를 스스로 포기했으며, 그 스스로를 제외하고 모두가 아는 그 사실을 끝내 부정하고 있다.


철학은 그 순수함과 고결함을 자처하며 현실을 외면했다. 그 외면은 누군가의 말-지금까지의 철학은 단순한 분석이었으며,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변혁하는 것이라는-로 태어난 새로운 철학에도 그림자를 드리웠으며, 순수함과 고결함은 운명과 논리라는 탈로 재탄생했다.


무언가의 존재는 모순을 드러낸다. 동시에 모순은 존재를 증명한다. 철학은 이 위대한 변증법의 명제를 스스로 부정했다. 물론, 이 반대자들조차 그 변증법의 경기장 안에 놓여있다는 것은 변증법이 곧 현실이며 자연임을 드러낸다. 변증법에 대한 부정은, 동시에 변증법에 대한 무한한 지지를 뜻한다.


아나키즘은 국가로 대표되는 권위에 대한 전면적인 반대를 내세웠다. 마르크스-레닌주의는 국가를 하나의 현실로 받아들여 그 현실을 통해 역사발전이란 그들의 개념을 증명하려 했다. 아나키즘이 말했던 것-국가가 존재하는 한 권위는 존재한다-은 전적으로 옳았다. 단지, 국가의 부정이 권위의 해체가 아닐 뿐이다. 마르크스-레닌주의는 국가를 하나의 현실로 여겼다. 그들은 모순으로 가득찼다. 무언가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은, 현실에 존재한다는 것이요, 그 부정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국가는, 부정이 가능한 하나의 존재이지 자연이 아니다.


알튀세르의 말처럼, 해방을 위한 운동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알튀세르는, 과학주의라는 이데올로기의 아버지다.


무언가를 주장한다는 것은, 이 현실에 대해서 사유하고 그 사유를 언어적 감각으로 사회에 내뱉음을 의미한다. 주장이 존재함은 모순이 존재하는 것이며, 모순은 다른 주장에 의해 지양된다. 이러한 과정은 곧 민주주의라 부르는 토론이다. 민주주의는 사상도 단순한 하나의 체제도 아니다. 민주주의는 곧 변증법의 현실적 양태이며, 변증법에 반대되는 민주주의는 양립 불가능한 모순이다. 무언가를 주창하는 주장은, 그 부정의 함의와 함께할 때 변증법의 현실, 즉 민주주의를 이룩한다. 그 주장의 이데올로기화는, 그 현실을 무참히 깨뜨린다. 역사는, 주장의 이데올로기화로 점철된 투쟁이었다. 변증법은, 비동일자의 인식과 만인의 비동일성을 지향하는 끊임없는 지양의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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