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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크로드 Feb 27. 2024

빛은 바래지 않네 먼지만 날아가네

나의 외로운 사진기 하나로 시작하는 브런치 스토리

나의 외로운 사진기 하나로 시작하는 이


캐논 EOS 350D +


렌즈 EF 28-105mm F3.5-4.5 II USM





오래전,  니콘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다가, 캐논 디지털카메라로 갈아탔습니다.  디지털카메라의 시대가 오면서,  초보용 및 취미용으로 사용하기 좋은 제품이 많이 나왔고, 이로 인해 기존의 필름 카메라는 점차 도태되었습니다. 제가 새로 구입한 제품은,  보급형 디지털 DSLR 캐논 350D으로, 2005년도에 출시된 2.2 X 14.8 mm 크기 8백만 화소 제품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정상에 머물 수는 없는 걸까요?


 


일반 필름 카메라가 어린 시절의 모습, 니콘 필름 카메라로 촬영하고 인화한 사진들로 채운 앨범, 디지털카메라가 으뜸으로 여겨졌던 시절 등, 이제는 오직 스마트폰 카메라로만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발전은 사실상 디지털카메라 시대를 뒤흔들 정도로 혁신적이었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기술 발전으로 셔터를 누르기만 해도 전문적인 작가처럼 촬영되고 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또한, 언제든지 촬영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내 일상을 담아주는 카메라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카메라에 한계가 있지 않을까?  색감, 깊이, 톤?  렌즈? 센서? 배터리?  그런데, 나는 왜 꾸준히 스마트폰으로만 촬영을 하는 것일까?  2010년대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캐논 EOS로 촬영할 때에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카메라를 챙겨 나갔습니다. 그 순간에는 그냥 지나치는 게 아니라, 발을 멈추고 시선을 집중시키며 소중한 순간을 담으려는 열정과 의지가 있었습니다. 번거로운 작업을 꺼려하지 않고, 메모리를 저장하고, 컴퓨터에 파일을 옮기면서도, 필름 카메라보다는 편리하다고 여겼습니다. 지우고 싶을 때 마음대로 지울 수 있고, 필름 구입비용도 절약하고, 사진관에 필름을 맡기는 번거로움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디지털카메라조차도 뒷전이 되어, 바디 위에는 먼지만 가득한 상태입니다.  




물론 유튜브 영상 촬영은 여전히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합니다만,  그 녀석 또한 작은 덮개를 덮고 삼각대 위에서 여름 내내 얼음 땡 놀이를 하고 있는 듯합니다.  






✔️일반 필름


✔️니콘 필름


✔️캐논 디지털


✔️스마트폰 카메라




이젠,  다음 단계가 궁금해집니다.







풀타임 수동 포커싱, 고속 오토포커싱, 무소음 USM과, 컴팩트하고 정교한 디자인의 캐논 렌즈를,  바디와 함께 중고매장에서 구입했었습니다. 그 바디와 렌즈는 꾸준한 사랑을 받는 가성비 좋은 제품입니다. 더 높은 레벨의 카메라를 구입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정도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기에 이 제품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카메라를 잡고 눌러온 흔적을 보면 나의 노력과 열정이 느껴집니다. 촬영을 따로 공부한 적은 없지만, 셔터 소리의 감각을 느낌과 동시에 진행형인 삶의 스토리를 담고 정리하며  기록을 남기는 일은 참으로 매력적이었습니다.




장착된 이 렌즈는 현재 중고 매매 가격 10-20만 원 정도인데요,  최대 28mm 초점거리, 망원 105mm까지 조작이 가능하여, 375배 광학 줌을 사용할 수 있는 괜찮은 제품입니다. 꽤 오래전 촬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화질이 결코 뒤처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지금보다 독사진도 많이 찍어놔서, 예전 저의 모습들이 너무나 자세히 보입니다. 그 당시의 나의 여드름부터, 체형, 표정, 눈빛이 자세히 보이고 생각이 읽히기까지 합니다. 몇 장의 추억 사진으로, 많은 기억장치들이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조금은 성장한 지금의 내가, 덜 성숙한 방울토마토 같은 나를 미소 지으며 바라보기도 하고, 흥미진진한 모습이 보일 때는 같이 신나는 감정을 느껴주고, 어려움이 있을 때는 토닥토닥해주고 싶은 마음도 들고..  




빛바랜 추억이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바래질 않았습니다. 캐논 카메라가 담아준 저의 지난 삶들이 그래서 더욱더 특별하고 소중한 것 같습니다. 당시에 살아있는 매 순간을 2024년 현재로 정중하게 초청한 기분이랄까요.









제가 카메라에 취미를 가지기 시작할 때 입문자가 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당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디지털카메라였으니 짝꿍도 그 시절 즈음에 카메라를 작동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서로를 만나기 전이었죠. 저와 짝꿍의 둘의 성향 차이로, 지금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짝꿍의 카메라 여러 대,



대충 느낌 오는 대로 하다가 말다가 하는  

나의 외로운 캐논 하나!








이제부터 이 카메라로 담은 세상을 방구석에서 정리하며 브런치 스토리에 기록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방구석부터 세계 끝까지> 이야기를 브런치 스토리에 완성해 나가겠습니다.


캐논350D로 촬영한 더 많은 사진은 블로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mhl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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