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5>
오늘은 새해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매년 연초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 한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트렌드코리아 2025>라는 책이다. 매년 연말연시에 잘 팔리는 책 중 하나인데,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최신 유행 트렌드를 잘 알려주는 책이어서 그렇다. 이 책에서 나온 유행어 중에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들도 있다. ‘소확행’, ‘있어빌리티’ 같은 단어는 한 번쯤 들어보지 않았을까? 일 년에 한 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구성은 작년 책에서 예측한 트렌드가 얼마나 맞아 떨어졌는지를 1부에서 검토하고, 2부에서는 내년 트렌드를 예측하는 구조다. 올해는 어떤 트렌드들이 있을까? ‘기후감수성’, ‘물성매력’, ‘옴니보어’ 등 여러 가지 키워드들이 있었지만, 나의 눈에 띈 것은 ‘#아보하’였다.
‘아로하’도 아니고 ‘아보하’가 도대체 뭘까? 바로 정답을 말하자면 ‘아보하’는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의미다. 요즘에 워낙 사건사고가 많고 어려운 일들이 많아서 아무런 문제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도 대단한 일이 되고 있다. 커다란 행운이 찾아오지 않더라도 그저 아무 일없이 평온한 하루를 보내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이 반영된 단어라 할 수 있겠다.
나는 비록 회사원이어서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의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요즘 경제가 어느 때보다도 어렵다는 것은 느끼고 있다. 작년 말에 터진 계엄령 등 굵직한 사건들도 이렇게 얼어붙은 경제에 더 타격을 주었다. <트렌드코리아 2025>의 분석에 따르면 올 한 해는 불황 심리가 지리하게 유지되는 ‘밋밋한’ 한 해가 될 거라고 한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형 이벤트도 없어서 더 재미없는 한 해라는 예측이었다. 그런데 이 <트렌드코리아>도 예측을 못한 사건이 바로 작년 12월 3일에 발생한 비상계엄이다. 이 때문에 25년에 대통령 선거를 치룰 수도 있는, 빅이벤트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정말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세상이 아닐 수 없다.
매년 출간되는 <트렌드 코리아>를 읽다보면 어떤 흐름이 느껴지는 것 같다. 내가 위에서도 ‘소확행’을 이야기했지만, 사람들은 이제 큰 업적을 이루거나 행운을 누리는 것보다는, 안정적으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기를 소원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내게 해가 없는 작고 귀여운 것들을 선호하고, 자기계발에서도 큰 성공을 꿈꾸기보다 작은 포인트 하나라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사는 것이 힘들다 보니 점차 우리는 개인화되고 소극적으로 변해가는 것은 아닐까? 그 말에도 동의가 되지만 우리는 또 그 반대의 경우도 목격하고 있다. 대통령 이슈로 수많은 군중이 모이는 모습을 보면 또 위기 앞에서는 공동체가 하나로 똘똘 뭉치는 모습도 나타나니 참 신기한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진정한 트렌드 예측은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변화무쌍한 삶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아닐까? 똑똑한 사람들이 미래는 어떨 것이라고 예측을 해도 그 예측이 빗나가는 경우가 허다한 것 같다.
이런 변화가 많은 세상에서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변함이 없는 하나님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이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그 와중에도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시는 역사를 살펴보면 정말 하나님을 믿는 믿음 안에서만 평안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나 더. 올 해는 다른 사람과 나 자신을 비교하는 것을 멈추자. SNS 등을 통해서 항상 멋진 것만 보다보니 상대적으로 나의 삶은 초라해 보일 수 있다. 그런 마음에 지레 높은 꿈을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생긴 것인지도 모른다. 소셜미디어에서 보는 누군가의 삶은 과장된 것이니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으로 괴로워하지 말자. 하나님이 주신 하루하루를 귀한 날들로 여기고 나를 향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항상 고민하면서 성실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런 일상에 행복을 느낀다면 하나님도 그 모습에 기뻐하시지 않을까? 사람들이 아무리 미래를 예측한다고 해도 하루아침에 그것이 변해버릴 수도 있는 시대. 변하지 않고 우리를 영원히 사랑하시는 분 안에서, 나에게 허락하신 오늘 하루라는 믿음 안에서 충실히 사는 올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