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시작하지 못하고 멈춰있을 때

by MINUIT

안녕하세요. 브런치의 시작은 [시작]을 주제로 해볼까 합니다.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미루게 되는 일들이 있죠.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면 시작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발을 구르기 전에는 발을 내딛지 못했던 이유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일단, 첫발을 떼고 나면 지금껏 왜 그랬나 싶을 정도로 별거 아닌 일이 많습니다.


한 번 했던 일을 다시 하는 일은 확실히 쉽지 않은가요? 두려워했던 일도 관성에 기대 반복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할 일을 하는 것이 넓게 보면 인생을 사는 일이겠지요. 그 반복 속에서 사람은 성장하고, 방법은 발전하고, 세상은 변화합니다. [처음]이었던 순간은 그저 기억 속의 한 장면이 될 뿐, 행동하고 있는 [지금]만이 그 명맥을 이어 나가는 유일한 증거가 됩니다.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믿음의 부족으로 인한 의지의 문제

내가 이걸 정말 해야 할까?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다른 일이 더 좋지 않을까?


둘째, 감정이 독이 되는 생각의 문제

잘 해내지 못하면 안 될 텐데..

이걸 하기엔 너무 힘들다..

귀찮다..



첫 번째 이유는 믿음의 부족으로 인한 의지의 문제입니다. 누구나 시작하는 일에 확신을 가지기는 어렵습니다. 첫 시도일 경우, 결과를 모르기에 최선의 수를 알지 못하고, 최선의 수를 알고 있을 땐, 최적의 타이밍 기다리고 싶어 집니다. 하지만 복잡하고 추상적인 일일수록 시작 해야 할 기준을 세우기 어습니다. 래서 준비하는 단계를 끝내지 못하게 되기도 하죠. 더군다나, 당신이 찾은 최선의 수가 항상 최상의 선택지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직접 부딪혀봐야 무엇이 좋은지 결정할 힘이 생깁니다. 믿음은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커지지 않습니다. 행동하지 않았다면 끝까지 위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없게 됩니다. 시작해야 할 이유가 하나라도 명확하다면 ‘그냥’ 해봅시다.


두 번째 이유는 감정이 독이 되는 생각의 문제입니다. '그냥' 해보라는 말을 듣고 두려우셨나요? 감정은 훌륭한 동기부여 수단인 동시에 우리를 방해하는 장애물이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멋스러운 결과물을 내보이고 싶은데 그게 참 쉽지가 않죠. 그런데 사실 멋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모든 일을 잘 해내는 만능 인간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당신이 그 일을 못했다 한들, 잘하는 일 하나 없는 사람은 아닐 겁니다. 실패한 모습이 당신을 영원히 규정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당신의 뇌가 부정적인 경험을 부풀리기 좋아할 뿐입니다. 만약 무기력함이나 우울, 귀찮음이 당신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면,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 감정을 뗀 당신이 정말 그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인가요? 힘들고 어려울 땐 강도를 낮춰 ‘대충’ 해봅시다.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 마라. 이런 거 안 배웠어?" 타짜 고니의 대사처럼 확실할 때만 행동하고 싶죠. 섣불리 시작했다가는 시간도, 돈도 낭비하는 게 아닌가 싶으니까요. 저도 기회비용과 매몰비용을 따져보면서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한 날이 많습니다. 한편으로는 선택을 미루는 것이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선택이라 생각될 때도 있죠. 하지만 그런 결정은 꼭 후회로 남았던 것 같습니다.


‘대충’ 시작해서 ‘그냥’ 유지했던 행동들이 삶의 의미를 만들어 냅니다. 행동을 유지, 수정, 중단하는 일은 일단 시작하고 해도 늦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그저 미루기만 하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하지 않았다.’, ‘하지 못했다.’라는 죄책감만이 추가될 뿐이니까요. [행동하고 있는 나]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분명 당신이 성장하고 있는 순간일 겁니다.



아무리 위대한 일일지언정 시작은 소소했을 것이다. 열매를 원한다면 일단 나무를 심자. 아무것도 못 하고 있기보단, 아무렇게나 시작해 버리는 편이 낫다. 파도치고 바람 불 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험한 비바람에 뺨을 내줘야 한다. 잘하지 않아도 된다.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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