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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섬마을아낙 Jan 06. 2021

21세기를 사는 아이들

7살.... 친구가 좋을 나이

집콕 생활 2달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젠 두려움에도 익숙해져 집 앞의 마트에는 아이와 차 타고 빨리 갔다 올 정도는 되었습니다.

서울, 경기권만 하던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지방에까지 적용되면서 제가 사는 거제도도 적용이 되었습니다.

이번 달도 유치원은 쉬기도 했답니다.


친구와 만난 지 한 달도 넘은 거 같습니다.

한참 친구 좋아 할 7살 아이가 집에서 엄마하고만 노는 게 안타깝지만 다른 방법이 없네요.

같이 외동 키우는 엄마를 집으로 초대해도 되지만 굳이 이 시국에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는 엄마 마음입니다.

이건 내 아이의 안전을 위한 거니깐요.


친구 보고 싶어 하면 가끔씩 영상통화를 시켜 줬었습니다.

원래는 거제도 총사가 함께인데 영상통화는 1:1로만 가능하네요.

아이들은 꼭 안 보이는 친구를 그렇게 찾라고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게 zoom으로 만나게 헤 주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컴퓨터 할 줄 모르는 엄마에게는 전화로 설명해 주며 오늘 아침 드디어 모니터로 친구를 만났네요

함께 사진찍자고 포즈 취하는 7살
장난감 자랑하는 저희 아들

서로의 얼굴이 화면에 나오자 환호를 지르며 어찌나 좋아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7살 된 지 6일 된 남자아이들은 자기 할 말만 합니다.

하나는 장난감 소개를 하고 하나는 안방 문에 달린 철봉에 매달리는 거 보여준다 하고, 하나는 본인이 그린 그림 보라 하네요.

서로의 안부 따윈 묻지 않아요.

그러니 7살인가 봅니다.


1시간의 각자 할 말을 하다가 색종이 치우러 등장한 친구엄마의 시범으로 종이접기하고 또 각자 할 말 하다가 시간이 되어 zoom 종료를 하게 되었답니다.


친구를 영상으로 만나 안쓰러웠는데 아이들에게 재미난 경험이었나 봅니다.

언제 또 할 수 있냐고 물어보네요.

다행이지요?


21세기가 되면 영상으로 멀리있는 친구를 자유롭게 보고 환경이 오염되어 산소마스크를 쓰고 다닐꺼라던 얘기들이 있었는데 지금이 그런거 같아요.


서로의 얼굴을 집 안에서 보면서 놀 수 있게 되어 세상이 좋아진 것인지 앞 동에 사는 친구조차 만날 수 없어 집 안에서 보게 하는 안 좋은 세상인지 알쏭달쏭한 날입니다.


그저 하루빨리 이 사태가 해결되어 아이들이 친구라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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