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디자이너로 살아가기를 쓰기까지
저는 어릴 적에 클로드 모네에 빠지게 됩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싶지만. 당시 학구열이 높던 90년대 엄마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저를 위해 정말 여러 가지 책을 사다 주셨고 독서과외까지 따로 시켜주셨었거든요. 꼭 저희 엄마가 아니어도 그때는 그랬어요 아동용 청소년용 소설 전집들 공구가 암암리에(? 성행하던 시기였고 저도 좋은 시기에 집에 책이 많은 시기를 오래 살 수 있었답니다. 덕분에 심심하면 저는 책장을 구경했고 그곳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걔 중에서 저의 마음을 흔든 것은 클로드 모네가 주제인 책이었습니다.
지금 찾아보려고 하니 절판이 된 것인지 워낙 어린 시절 책이라 결국 무엇인지 찾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어찌 되었든 그날의 강렬했던 책의 기억으로 제 나머지 드로잉 인생에 큰 영향을 줍니다. 꽤나 많이 읽었거든요.
덕분에 저는 색감과 빛 표현에 굉장히 민감한 사람이 되었고 그것은 어떤 그림을 그릴 때에도 표현이 됩니다. 덕분에 웬만한 그림 그리기나 대회에서는 따로 준비를 하지 않아도 쉽게 주목받을 수 있었어요.
저를 스쳐간 모든 미술선생님이 엄마가 경제적으로 힘들고, 이동을 해야 할 때마다 엄마 손을 꼭 붙잡고 이 친구는 꼭 미술을 계속 시켜야 한다고 다짐을 받아내려 합니다. 워낙 차가운 성격인 제가 들었을 때 음.. 미술선생님들이 다 과외비 받으려고(? 그러셨구나 하며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 그분들이 저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어떻게든 저를 그 자리에서 끌어올려주기 위해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엄마에게 부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엄마는 때문에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라도 어떻게든 제가 붓을(? 놓게 되는 일을 막으려고 노력합니다. 그것이 엄마의 삶의 동력이 된 것이죠.
참으로 감사하고 따뜻한 일화입니다.
클로드 모네의 영향을 단순히 그림스타일을 넘어서 저에게 정원을 가꾸는 일을 사랑하게 하고 사람을 사랑하게 하는 일을 하게 합니다. 그는 훌륭한 정원사였고, 지독한 로맨티스트였거든요. 그는 한 장면을 수백, 수천번, 다른 각도 다른 시간 다른 방향으로 그립니다. 그것이 저에게 영감이 되고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 됩니다.
저는 요즘 제가 정원을 사랑하고 누군가를 사랑할 때 속으로는 누구보다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어쩌면 그의 영향이 여기까지 미친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음.. 우리는 늘 스승을 찾아 헤매는 것 같아요. 스승, 어른, 부모. 나를 돌봐주면서 존경하고 서로 존중할 수 있는 관계와 존경을 너머 나를 감싸는 신적인 존재가 존재하길..
그래서 판타지 소설이나 성경, 혹은 불교의 교리들이 숭상받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그 모든 것들이 전혀 이상한 현상이 아니라는 사실이에요. 누군가에게나, 우리는 힘들 때 때때로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 조상신이 필요하니까요.
저는 디자인이 하기 힘들고 그림 그리기가 싫어질 때마다 대가의 작품이나 그들이 썼던 짧은 글귀들을 읽습니다. 그러면 저는 잠시 모든 것이 권태로워졌다가 다시 생기 있게 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저에게 모네는 그런 멋진 화가예요.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그러하겠죠.
저에게 그런 영감을 준 모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클로드 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