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부

food essay

by 미암미암


삼각지엔 유명 맛집이 여러 곳 있는데, 전통적으로는 대구탕 골목이 잘 알려진 것 같다. 그 외에 유명한 집이라면, 명화원이라는 중화요리집이 눈에 띈다. 서울 3대 탕수육이라는 닉네임으로도 널리 알려진 이곳은, 평일 점심을 포함해서 항상 젊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 집이다. 3대 탕수육이라는 타이틀을 누가 정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삼각지역을 지날 때마다 매번 줄이 긴 것을 보면 유명세가 보통은 아닌 것 같다.

반대로, 명화원에서 길 건너 100m도 채 되지 않아 또 한 곳의 중국집이 성업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2층에 위치해있고, 역 주변에서 눈에 띄는 입지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식사 시간대는 손님들이 만석인 곳이다. 다소 가파른 계단을 올라, 가게로 들어가 본다. 주방에서 간간히 보이는 주방장은 솜씨 좋고 장인 같은 인상을 주는데, TV 생활의 달인에도 출연했다는 배너가 붙어 있다. 가게는 깔끔해 보이고, 창가 자리에는 전쟁기념관 앞 도로의 차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광경이 보인다. 메뉴들은 여느 중국집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 데, 이곳 상호 이름을 딴 주사부특밥이라는 메뉴가 눈에 띈다. 서빙하시는 분께선, 탕수육과 특밥이 가장 많이 나간다는 메뉴라고 추천해주신다.


0420_주사부_특밥.jpg 주사부 특밥



주사부특밥은 밥 위에 볶아낸 돼지고기와 야채들 그리고 고추가 올라간 덮밥이다. 고기의 양이 많은 편이고, 약간의 매콤함이 맛스럽게 느껴진다. 풍성한 구성의 한 그릇으로 눈으로만 봐도 벌써 든든하다. 후추 향과 고추가 살짝 맵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다른 중국집에서는 볼 수 없는 구성의 요리로, 특밥을 한번 경험하기 위해서라도 방문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0420_주사부_탕수육.jpg 탕수육



이어서 탕수육이 나온다. 小 기준으로 가격이 불과 13,000원인데, 근래 찾기 힘든 착한 가격이 아닐까 한다. 소스는 탕수육 위에 얹어져서 나오는데, 이곳에선 찍먹 또는 부먹에 대한 고민이 필요 없겠다. 연근과 샐러리, 피망, 오이 등의 다양한 야채들이 탕수육 소스에 올라간 점이, 특색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연근이 올라간 탕수육은 살면서 처음 본다. 잘 튀겨진 탕수육은 바삭했고, 달달함이 입으로 전해진다. 튀김옷도 적절하고 소스도 잘 배어져있어 맛있다는 감탄사가 나오게 된다. 다양한 토핑의 채소들을 골라먹는 것도 재밌다.

한 차례의 방문으로 중국집의 여러 메뉴들을 경험할 수 없음은 항상 아쉬운 점이다. 아직 먹어보지 못한, 짜장면이나 깐쇼새우 등의 요리들은 다음 방문으로 기약해야겠다는 생각과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가게를 빠져나온다.



written by 애플주스




#용산에서 밥한끼

주사부

용산구 이태원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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