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식당

food essay

by 미암미암


삼각지역에서 지나다니는 길에 발견한 식당이 있었다. 작은 규모의 가게였고 내부는 산뜻한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초록색으로 되어 있는 간판에는, 상호명이 간판 크기 대비 작게 적혀있다. 검정색 칠판처럼 된 입간판 위에는 분필로 메뉴들이 적혀 있다. 아기자기한 모습의 외관과 창에서 보이는 내부도 마음에 들었고, 식사를 꼭 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다. 삼각지 주변에는 드물다고 할 수 있는 프렌치 음식점을 찾게 된 순간이었다.


2015년 8월에 영업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팔월식당이라는 이름을 지은 이곳은 3년이 채 되지 않은 곳이지만, 어느 정도 입소문이 탄 곳인 것 같다. 팔월식당의 내부는 3~4 테이블 정도의 소규모이며 1명의 쉐프로 운영이 되고 있다. 메뉴는 고정된 메뉴로 운영하는 것이 아닌, 시즌별로 지속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고 한다.

팔월식당




메뉴는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단출하게 구성되어 있다. 오늘의 스프와 파스타를 주문해본다. 비프스테이크를 먹고 싶었으나, 품절인지라 오리가슴살 스테이크로 결정하였다. 1병의 와인을 시켜서 다 마시기엔 부담스러운데 글라스 와인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마음 편하게 곁들일 수 있었다. 손님이 많지 않았기 때문일까, 오래 기다리지 않아 식전 빵과 발사믹이 올라간 올리브 오일이 함께 나온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빵으로 딱딱하지 않은 바게트였다. 오늘의 스프로는 버섯 스프가 나왔는데, 추운 날씨에 몸을 따뜻하게 덥혀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오리 스테이크



오리가슴살 스테이크의 메뉴판에 실린 이름은, ‘육즙이 가득한 오리가슴살과 샐러리악 퓨레 포트와인 소스’로 다소 복잡한 느낌이었다. 샐러리악이 무엇인지 몰라 샐러리의 뿌리라는 것을 웹서핑을 통해서야 알 수 있었다. 플레이팅이 다른 프렌치 음식점 부럽지 않게 예쁘게 담겨져 나왔다. 오리 고기는 생각 이상으로 부드러웠고 달콤한 소스가 잘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구성이었다. 생각치 않은 수확을 거둔 느낌이랄까, 미리 썰어진 오리 가슴살들이 점점 사라지는 것이 야속할 뿐이었다.


소규모 프렌치 식당답게, 이곳이 주는 분위기는 아늑하고 차분하다. 담백한 알리오올리오까지 함께 먹으니 스테이크와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근사한 한 끼 식사를 마친 느낌이 든다. 팔월식당은 삼각지의 거리를 보다 특색 있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좋은 식사가 있고, 좋은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이런 공간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즌이 바뀌어 새 메뉴가 생기거나, 누군가와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맘이 들게 되거든, 이곳에서 다음 이야기가 또 생겨날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written by 애플주스





#용산에서밥한끼

팔월식당

용산구 한강대로 183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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