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꼬일 때는 프랑스 노래를
"리틀 프렛 쏭~"
D는 말 없이 내게 노이즈캔슬링이 (매우 잘) 되는 고가의 헤드폰을 씌여줬다. 그가 화장실에 큰일을 보러 간다는 뜻이다. 그의 선곡은 전 프랑스 대통령의 아내 Carla Bruni의 Little French Song. 양 손가락은 바깥을 향하게 쭈욱 펴고 손바닥 안쪽은 엉덩이 쪽에 붙인 채로 엉덩이를 살랑 살랑 흔들며 익숙한 곡조를 따라 불렀다.
"트라이 포 어 리틀 프렛 쏭~"
대학생 때 프랑스에 잠깐 살았던 터라 불어는 곧잘 했는데, 발음이 영 시원치 않다. 엉거주춤 프랑스어 가사를 따라 부르며 춤까지 추고 있는 나를 빤히 보던 그는 박장대소했다. 화장실이 급할텐데 굳이 카메라를 꺼내 그는 영상도 넉넉히 찍었다.
그를 화장실에 보내고 나는 더듬더듬 노래를 끝까지 따라 불렀다.
Quand tout va mal, when life goes wrong (모든게 잘못될 때, 인생이 꼬일 때는)
Try for a little french song (프랑스 노래 하나 불러보세요)
French songs are maybe démodées (프랑스 노래는 구식일 수는 있어도)
mais ci douces à fredonner (콧노래로 부르기는 좋아요)
French songs are tender à l'envi, (프랑스 노래는 감미롭고)
nostalgiques à l'infini (끝없는 향수를 불러일으켜요)
Et quand on n'sait plus where to belong (더이상 어디에 속해있는지 모르겠을 때)
Try for a little french song (프랑스 노래 하나 불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