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새겨진 기억
저의 첫 멤버십 발행글이에요. 조금 떨리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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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마음에만 남지 않는다.
나는 어릴 때부터 이유 없이 아파왔다. 반복되는 미열과 극심한 피로, 설명되지 않는 어지럼과 소화 장애,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일상이었다. 병원에서는 매번 “검사상 이상이 없다”고 했고, 의사는 “스트레스 때문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내가 예민하고 유난스럽다고 생각했다.
“나는 멀쩡하게 낳았는데 왜 너만 이러니?”
아프다고 말할 때마다 내 존재가 부정당하는 기분이었다. 내 부모에게 나는 ‘하자품’이었다. 아프다는 것을 표현하기 어렵고, 아픈 내 몸은 숨겨야 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참는 게 익숙해졌다. 내 몸의 감각을 믿는 대신, 타인의 말과 시선을 먼저 생각하며 몸을 외면하는 습관이 생겼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서 감각은 점점 둔해졌고, 내 몸은 나와 분리된 채, 남의 몸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난 1년여 동안, 병원의 진료실 문턱에서 반복적인 좌절을 경험하면서 읽게 된 자료들은 내 몸에 나타난 증상들이 결코 기분 탓이나 단순히 마음의 문제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연구에 따르면 만성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실제로 무너뜨리고 다양한 신체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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